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미국 집값이 10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주택 임대료에 이어 집값까지 꺾이면서 경기침체에 한층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7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하락했다. 이 지수는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보여준다.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 지수는 전월대비 0.5%,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0.4% 각각 떨어졌다. 20개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대비 하락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3.6%), 시애틀(-2.5%), 샌디에이고(-2%) 등 서부 해안 도시들의 하락 폭이 컸다.
미국의 7월 집값은 전년동월대비로는 15.8% 올랐지만 6월(18.1%)보다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전월대비 상승률이 2.3%포인트 하락한 것은 지수 집계 이후 최대폭이다.
WSJ는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덩달아 오른 것이 집값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연초 3% 가량이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최근 6%를 돌파했다.
S&P 다우존스의 크레이그 라자라 전무는 “주택시장의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등 거시경제적 환경을 고려하면 집값은 계속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월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업체 코스타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 호가는 전달보다 0.1% 내렸다. 월별 집계로는 2020년 이후 첫 하락세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고 임차인들이 비싼 월세를 기피하는 경향이 커진 점이 월세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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