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문화유산) 설명을 듣다 보면 전통시대라도 중세나 고대보다 과거로 더 거슬러 올라갈수록 이해하기가 쉽다. 문자로 기록된 역사시대 이전을 의미하는, 선사(先史)시대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많은 고고학자들의 노력에 따른 듯하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은 서울에 있는 대표적인 선사시대 유적이다. 유물과 유적은 6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그만큼 일반인들의 방문도 많은 곳이다..
입구의 안내판을 보면 “서울 암사동 유적은 사적 제267호로 지정되어 보전되고 있다”고 돼 있다. 특히 우리말에서도 ‘보전’이냐 ‘보존’이냐는 항상 헷갈리는 부문이기도 하다. 이곳 유적의 다른 안내판은 ‘보존’이라는 표현도 쓰고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보존’은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남김’이라는 뜻으로, △보존 창고 △유물 보존 △영토 보존 등의 사례를 들고 있다. 반면 ‘보전’은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함’으로, △생태계 보전 △ 환경 보전 등과 같이 사용된다. 결국 암사동 유적도 ‘보존’으로 쓰는 것이 맞다.
이 안내판의 첫 문장은 “서울 암사동 유적은 한강이 곡류하는 지점에 있으며 강 건너에 아차산이 있다”고 하는데 ‘곡류’는 ‘굽이쳐 흐르는’으로 바꾸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특별히 한강의 곡류가 이 유적지의 성격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이 문장 자체로는 ‘서울 암사동 유적’을 주어로 하면서 또 뒤에 ‘아차산이 있다’고 돼 있는 중문인 데 뒷부분을 ‘아차산을 마주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현재 유적지 내에는 ** 마을 등을 조성하여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하는데 알림판의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는 전형적인 사무적 어투다.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는 안내판에 이런 표현이 사용되는 것이다. 그냥 ‘조성해 놓고 있다’고 서술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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