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11월 국민 대부분의 코로나19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또 한 번의 대규모 재유행, 이른바 ‘큰 파도’가 몰려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10위의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에 관한 한 후진국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내 예측이 틀렸으면 좋겠지만 한 번의 큰 파도가 남아 있다”며 “왜냐하면 10~11월 모든 사람들의 면역이 일시에 떨어지는 시기가 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월 1800만 명 정도가 오미크론을 앓았는데 그때 앓은 사람의 면역력은 6개월 정도면 대개 마무리된다”며 “그러면 빠르면 9월, 늦어도 12월 사이에 코로나에 걸렸든 안 걸렸든, 백신을 맞았든 안 맞았든 우리 국민의 평균적인 면역 수준은 가장 낮게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앞서 이달 2일 이르면 11월 다음 변이로 인한 새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재유행은 3~6개월 주기로 반복되는데 다음 재유행의 정점은 빠르면 올해 11월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재유행은 이번 주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5만 9046명으로 일주일 전 대비 3032명 줄어들었다. 21일에 이어 이틀 연속 전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확진자가 줄어든 것이다.
그는 백신과 치료제 연구개발(R&D)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대단히 아쉽게도 전 세계 10위 정도의 경제력을 자랑하고 매우 우수한 인력이 모여 있는 이 나라에서 백신과 치료제는 백신 하나 만든 게 전부”라며 “우리나라는 백신과 치료제에 관한 한 후진국”이라고 지적했다.
자문위는 이날 감염병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을 가늠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관리 지표를 만들자고 정부에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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