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반도체 사업 현장을 챙겼다.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투자 정신을 되새긴 이 부회장은 초격차 기술 확보 의지를 다지면서 기흥사업장의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9일 경기 기흥사업장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2일 정부의 광복절 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 1주일 만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R&D기지를 세우는 것은 2014년 화성 사업장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DSR) 설립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공식 슬로건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를 내걸었다. 또 2025년 중순 가동할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비롯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 작업에 약 2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기흥 반도체 R&D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겨냥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된다. 완공 뒤에는 메모리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등을 두루 연구한다.
이 부회장은 기공식에 참석한 뒤 인근 화성캠퍼스에서 직원들과 만나 조직 문화 개선에 관한 건의 사항을 직접 듣기도 했다. 또 반도체 부문 사장단 회의를 열고 △주요 글로벌 현안과 리스크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뿐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잇고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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