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신나무실휴먼시아5단지가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에 바짝 다가섰다. 이 일대는 수직증축이 가능한 등급을 받은 단지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광범위한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1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영통구 ‘신나무실휴먼시아5단지(1504가구)’는 지난달 말 실시한 증축형 리모델링 1차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다. 증축형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C등급 이상이 나오면 수평증축이, B등급 이상부터는 층고를 높이는 수직증축이 가능하다.
1997년 용적률 219%로 지어진 이 단지는 18개 동 15~20층, 총 1504가구로 이뤄져 있다. 조합은 용적률을 279.99%로 상향하고 18개 동 지하 4~지상 21층 높이의 1587가구로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조합 관계자는 “다행스럽게도 모든 동이 안전진단에서 수직증축이 가능한 B등급을 받았다”며 “연말에 수원시 리모델링 기본계획이 나오면 용적률을 추가로 올릴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나무실휴먼시아5단지가 있는 수원 영통구 일대는 곳곳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한창이다. 앞서 4월에는 신성·신안·쌍용·진흥 아파트(1616가구)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향후 1854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어 5월에는 삼성태영(포스코건설·832가구)과 신명동보(현대건설·836가구), 매탄동남(효성중공업·892가구)이 연이어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해당 단지들은 각각 956가구, 961가구, 1002가구로 증축된다. 벽적골두산·우성·한신8단지(대우건설·1842가구)와 벽적골휴먼시아8단지(포스코건설·600가구)도 최근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이들 단지가 리모델링에 나서는 것은 양호한 안전등급 수준과 상대적으로 높은 용적률 때문이다. 대부분의 단지가 구조 안전성을 따지는 안전진단에서 B등급이 나온 데다 준공 당시에 이미 용적률 200%를 넘겨 인허가 및 사업 수익성 측면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재건축보다 사업 기간이 짧고 초과이익환수와 같은 재건축을 타깃으로 한 규제에서도 자유롭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현재 전국적으로 집값이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지역 리모델링 추진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원 영통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20일(-0.01) 하락 전환한 뒤 8개월 연속 떨어지는 중이다. 하락 폭도 점점 커져 8월 셋째 주 기준 영통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28% 내렸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단지의 리모델링 조합들은 영통이 삼성전자 본사, 수원지방법원은 물론 초중고교와 학원가가 밀집한 수원 대표 주거지인 만큼 집값 조정과 관계없이 미래 가치 향상을 노린다는 분위기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 조정기지만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분을 고려하면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리모델링을 마칠 시 신축 효과로 아파트값이 추가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정비사업에 나서는 단지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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