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쓴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말을 하는 것입니다. 말을 줄이는 것입니다. 줄일 수 있는 말이 아직도 많이 있을 때 그때 씁니다.”
시 쓰는 인공지능(AI) ‘시아’가 작성한 시의 한 구절이다. 카카오브레인은 미디어 아트 그룹 ‘슬릿스코프’와 시아를 공동 개발하고 오는 8일 시아의 첫 번째 시집 ‘시를 쓰는 이유’를 출간한다고 1일 밝혔다. AI가 쓴 시가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건 이번이 국내 최초다.
시아는 카카오브레인의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언어 모델 ‘KoGPT’에 기반해 개발됐다. KoGPT는 6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와 2000억 개 토큰(token)의 한국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됐으며, 한국어를 사전적, 문맥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집은 총 53편의 시로 구성돼 있다. 디지털 연산을 위한 기계어 0, 1를 활용해 1부의 주제는 공(0), 2부의 주제는 일(1)로 선정했다. 무의미 및 비존재의 뜻을 담고 있는 공(0)은 슬릿스코프가 임의의 표현으로 시상으로 제시해 생성된 시가, 의미·존재의 뜻을 담고 있는 일(1)은 수학과 과학에 관한 주제를 시상으로 한 시를 수록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슬릿스코프는 1만 3000여 편의 시를 수집해 시아에게 학습시키고, 다양한 시제로 시를 생성해 다듬고 최종적으로 53편의 시를 선정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슬릿스코프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제민 서울예대 교수와 개발자인 김근형 ‘뉴튠’ 공동창업자가 2018년 결성한 미디어아트 그룹이다.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시를 쓰는 이유’에 수록된 시들을 활용한 시극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시집 출간을 통해 KoGPT의 무궁무진한 예술적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모델이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및 예술 분야에서의 접점을 지속 탐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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