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가 개인은 물론 법인들에도 빠르게 확산되며 압류·공매에서도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압류한 체납자의 암호화폐 등을 처리할 뾰족한 방법은 없다.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압류된 가상자산은 공매 등으로 처리하기 위해 하반기 구체적인 보관 및 매각 방안 등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의 공매 근거는 이미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국세징수법에 따라 관할 세무서에서 압류, 공매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압류된 암호화폐를 공매하는 원칙이나 공매 시스템이 현재 없다는 점이다. 주식·부동산과 달리 암호화폐는 24시간 가격이 오르내리는 등 변동성이 커 기존 공매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많이 투자하는 알트코인의 경우 매매 거래소가 제한적이기까지 하다. 권 사장이 “좋은 공매 아이디어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권 사장은 “아직 가상자산의 공매 의뢰를 받지는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캠코의 공매 플랫폼인 ‘온비드’에서 공매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법적 제도화 등을 국세청 등 관련 부처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했다.
암호화폐 등 압류 자산의 종류와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국가 대표 공매 플랫폼인 온비드의 역할도 강화할 계획이다. 온비드는 올해 운영 20주년을 맞았다. 2002년 처음 운영된 온비드는 지난달 기준 누적 거래 금액이 96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용자 수만 240만 명에 달한다. 권 사장은 “최근에는 2030세대 이용자의 추이가 올라가고 있다”며 “휴대폰으로도 쉽게 소액으로 공매에 참여할 수 있어 젊은 층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캠코는 더 많은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온비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압류 재산과 국유재산에 대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온비드 이용 매뉴얼도 개편한다.
국유재산 관리 전담 기관으로서 캠코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공유 개발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캠코가 처음으로 국유지를 활용해 정부청사와 생활SOC를 단일 건물로 개발한 ‘도봉세무서 복합 개발’이 대표적이다. 생활SOC란 보육·의료·복지·문화·체육 등 일상생활에서 국민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모든 시설을 뜻한다. 도봉세무서를 철거하고 신축 청사에 수영장 등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SOC를 건설해 행정 수요와 편의시설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사업이다. 권 사장은 “재산 가치를 레벨업하면서 국민에게 편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기조”라며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He is… △1961년 광주광역시 △광주상고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 경영학 석사 △1978년 서울은행 △1998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2001년 캠코 NPL인수전략실장 △2016년 캠코 인재경영부장 △2018년 캠코 경영본부장 △2019년 캠코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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