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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셧다운, 3일 남아"…조선·車 등도 '2차 공급망' 붕괴 [뒷북비즈]

■화물연대 파업 1주일 새 1.6조 피해

"레미콘 안들어와 골조 작업 못해"

전국 공사현장 70% 올스톱 위기

LG화학은 내수·수출용 반출 막혀

12개 공장 중 3곳 중단 감산 조치

조선소 "후판 없어 해상운송 검토"

車업계 "신차 인도 수개월 더 늘어"

中企도 부품 수급 안돼 피해 확산

1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선재창고에 출하하지 못한 선재가 쌓여 있다. 포스코는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이날부터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의 파업 일주일 만에 일부 대형 건설사의 전국 건설 현장 70%가 ‘올스톱’ 될 위기에 처했다. 레미콘 차가 들어오지 않아 건물을 올릴 수가 없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국 현장 대부분이 파업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며 “급한 대로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자재를 긁어모으거나 다른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붕괴로 철근·콘크리트 가격 급등에 고통을 받았던 건설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2차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건설 원가 상승에 신음했다면 이제는 원가 상승에 더해 아예 공사 자체를 중단할 처지다. 파업 일주일째를 맞은 13일 현재 전국 건설 현장에서 작업을 멈춘 곳이 속출하고 있다. 건물 뼈대를 만드는 골조 단계에서는 끊임없이 콘크리트가 공급돼야 공정 진행이 가능하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은 설계한 구역에 계획한 대로 한 번에 타설하지 못하면 부실 공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콘크리트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아예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콘크리트 타설이 필요한 현장에 레미콘이 안 들어오기 때문에 공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며 “콘크리트가 없기 때문에 저층부는 벽돌을 쌓는다든지, 골조를 제외한 다른 공정을 진행하지만 이 또한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화학·철강 등 산업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업계는 이제 공장 생산 라인을 중단하고 있다. 파업 일주일 만에 생산 제품들이 창고 밖까지 쌓여 생산을 멈출 수밖에 없다.



대산단지 내에서는 석유화학 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지 제품 기초 원료 등의 출하가 거의 중단됐다. LG화학은 내수와 수출용 등 하루 7000톤가량의 제품(컨테이너 353대 분량) 반출이 막혔다.

공장 밖으로 제품이 나가지 못해 주차장이나 야지에 물건을 쌓아놓고 있다. 그마저도 일주일 만에 적치 공간이 포화됐다. LG화학 공장 내 야적 가능 물량은 2만 톤 정도인데 이날 현재 3만 톤이 넘어서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섰다. 이에 12개 공장 중 3개 공장은 이미 가동 중단한 상태고 이날부터 다른 1개 공장도 감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롯데케미칼도 공장 내 도로에 제품을 야적 중이고,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제품 출하 중단이 계속되면 일부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거나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울산 석화단지에 입주해 있는 화학사 또한 총파업 이후 생산 물량을 기존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인 상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일 내로 공장 가동률을 30~40% 수준으로 크게 하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화학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한 업체는 수입된 원자재 화물을 본사로 운송하지 못해 2억 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했고 철도 차량 부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도 중국에서 들여온 화물을 인천항에서 반입하지 못해 생산 라인이 중단되면서 최대 수십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위기에 처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일부 철강 제품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7시부터 가전·건자재에 들어가는 냉연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공장 내 주차장과 도로에 마구잡이로 제품이 너무 많이 쌓여 신규 제품 생산을 멈춘 것이다. 현대제철도 전국 5개 사업장에서 하루 4만 톤 규모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제품 창고에 과부하가 와 제품 생산량 조절을 통한 재고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화물연대 파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됐던 조선소들도 비상이 걸렸다. 후판 등 강재 공급이 이날부터 차질을 빚기 시작한 것이다. 조선소는 대형 기자재 등은 해상을 통해 받고 강재나 페인트 등 일부 기자재를 육상 운송을 이용한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에 따라 선박 건조에 들어가는 강재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며 “해상 운송을 비롯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수립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생산 중단이 본격화되며 출고 지연 등 소비자 직접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생산라인의 가동과 중단을 반복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출고 적체가 일어나는 상황에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겹치며 소비자가 차를 인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을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기 차종은 1년가량 인도를 기다려야 하는데 여기서 2~3개월가량 더 인도 시점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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