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 지방선거에서는 국회의원 출신이 기초자치단체장에 대거 당선됐다. 통상 국회의원이 1급 공무원 대우를 받는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것은 체급을 한 단계 낮추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예산·인구 증가로 기초자치단체장의 행정 권한이 강화되면서 이 같은 ‘하향 지원 현상’이 연출됐다.
서울에서는 17대·19대(강원 속초·고성·양양) 국회의원 출신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낸 정문헌 전 의원이 종로구청장에 당선됐다. 서대문구청장에는 16대·18대(서울 서대문갑) 국회의원을 지낸 이성헌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의정 활동 경험을 인정받으며 기초자치단체장으로 돌아왔다. 다만 성북구청장에 도전장을 던졌던 정태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현역 이승로 구청장에게 0.53%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경기도에서도 전직 의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장 선거에서는 17대부터 20대(경기 성남 중원)까지 내리 4선을 지내고 20대 국회 전반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신상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의 배국환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며 무려 12년 만에 국민의힘이 지역 탈환에 성공한 것이다. 평택시장에도 16대부터 18대(경기 평택을)까지 내리 3선을 지낸 정장선 전 민주당 의원이 재신임을 받았고 하남시장으로는 19대·20대(경기 하남) 국회의원 출신으로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에서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이현재 전 의원이 당선됐다.
남양주시장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출신의 여야 후보가 맞붙었다. 18대(경기 구리)·20대(경기 남양주병) 국회의원을 지낸 주광덕 전 의원이 선택을 받았다. 주 당선인은 서울동부지검 검사 출신으로 지난 대선 윤석열 당시 후보 캠프에서 상임전략특보로 활동한 경력이 주목받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원사격을 받은 19대(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의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용인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이상일 전 의원이 19대(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백군기 전 용인시장에게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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