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개 분기 만에 또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와 ‘엔저’ 현상이 성장률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했다. GDP에서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것이 실질 GDP다.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0.7%였다가 이후 4분기에 1.1%로 플러스 전환한 뒤 다시 마이너스로 꺾였다. 1분기 실적으로 산출한 올해 연간 환산 성장률은 -1.0%다. 지난해 4분기에 전망한 올해 성장 전망치 4.6%보다 뚝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개인소비가 1분기에 -0.03%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 성장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가 올 초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면서 쇼핑과 외식 건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경기를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마이너스 기준금리(현 -0.10%)를 유지하는 것도 경제 성장의 장애물로 작용했다. 미 달러 대비 130엔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자 가뜩이나 가격이 치솟은 에너지·원자재 수입 비용을 더욱 비싸게 만드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는 수입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무역적자를 심화시키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조 6500조 엔(약 16조 2000억 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해 2014년 이후 7년 만에 첫 적자를 냈다.
일본 정부도 성장률 제고를 위한 대책을 짜내고 있다. 2조 7900억 엔(약 26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에너지 가격 상승 충격을 완화하고 이달 중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외국인 관광도 재개할 방침이다.
이 같은 대책이 소비와 경기 진작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일본 경제학자인 마스지마 유키는 “1분기 GDP 감소 폭은 오히려 작은 편이었다”며 “2분기 성장 회복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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