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하이엔드급 명품 브랜드가 카카오 채널을 활용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매년 가격 인상으로 몸값을 올리는 해외 명품 브랜드가 카카오톡의 무료 이모티콘 배포에 나서는가 하면 카카오커머스의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고, 패션쇼를 카카오톡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는 등 소비층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30 세대를 비롯해 향후 소비의 주체가 될 10대 잠재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접근성을 대폭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반 클리프 앤 아펠은 지난 4일 서울 청담동 명품 거리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반 클리프 앤 아펠 메종 서울’을 기념해 카카오톡 무료 이모티콘을 배포했다. 반 클리프 앤 아펠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면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반 클리프 앤 아펠 메종 서울은 ‘요정의 여정’이라는 콘셉트 하에 서울 7개 산의 의미를 담았을 뿐 아니라 계절마다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식물들로 꾸며졌다. 이모티콘은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줄리 조세프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씨의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한복 입은 소녀와 요정 등이 포함된 점이 특징이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 된다.
디올 패션쇼, 카카오톡 채널로 라이브
디올 역시 카카오톡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디올은 지난 달 30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내 첫 정규 컬렉션 패션쇼를 열었다. 디올 하우스 주요 인사와 ‘셀럽(유명인)’들이 총출동한 패션쇼에서는 피에트로 베카리 디올 CEO가 브랜드 뮤즈인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지수’와 미쓰에이 ‘수지’ 옆에 앉아 쇼를 관람했고 디올 여성복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패션쇼 피날레에서 이화여대 야구 점퍼를 입고 등장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수를 비롯해 김연아와 수지 등 20여명이 넘는 국내 브랜드 엠버서더가 이번 패션쇼에 초대 받았다. 이날 패션쇼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됐으며, 수 천 명이 실시간으로 패션쇼를 지켜봤다.
이어 디올은 서울시 성수동 부티크 오픈을 기념하며 오는 13일부터 ‘디올 스타’를 모티브로 한 카카오톡 무료 이모티콘을 공개한다. 이번 이모티콘은 1951년 파르테논 신전 근처에서 촬영한 무슈 디올의 행운 상징인 ‘디올 스타’ 모티브로 만들어 졌다. 무슈 디올의 점성술에 대한 열정과 행운을 의미하는 신비로운 천체인 별은 디올의 중요한 코드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모티콘을 무료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마케팅에 나선 것은 디지털 친밀도 강화가 젊은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은 ‘이모티콘 콜렉터’ 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모티콘 수집에 열광하고 있다. 보테가베네타, 구찌, 티파니앤코, 버버리, 불가리, 피아제 등은 신상품 출시나 부티크샵 오픈 등을 기념하며 무료 이모티콘 배포를 하고 있다.
수천만원짜리 시계도 카카오톡 선물하기
아울러 카카오커머스를 통한 ‘선물하기’에 입점해 온라인 소비자들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에르메스도 지난해 7월 화장품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시켰고, 샤넬, 티파니앤코, 불가리 등도 수 십 만원부터 수 천 만원짜리 제품까지 등록해 놓고 있다. 특히 초고가 상품의 경우 실제 판매 되기가 쉽지는 않지만 브랜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적으로 올리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이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것은 중후한 이미지를 벗고 경쾌하고 젊고 세련된 분위기로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1030 세대들이 초반엔 비교적 저렴한 화장품 등 뷰티 제품들을 구매하지만 해당 브랜드에 대한 친근감을 갖게 되면 차후엔 더 비싼 제품도 구매하게 될 것이라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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