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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상속세 공제한도 10억 이상으로"…종부세 과세기준은 합산가액으로

■서면 답변…2일 인사청문회

상속세 인적 공제 확대하고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추진

재건축·재개발 사업 정상화

병사월급 합리적 방안 검토

"스마트 하수도 등 세밀함 부족"

뉴딜 사업은 구조조정 예고





추경호(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상속세 관련 공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세율을 직접적으로 건드리지 않는 대신 인적 공제 상한을 높여 최종 납부 세액을 낮춰주는 방식이다. 법인세도 최고 세율을 내리고 과표 구간을 단순화하는 개선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과 관련해서는 보유 주택 호수에 따른 차등 과세를 가액 기준 과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추 후보자는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 답변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세 부담과 세대 간 자본 이전을 통한 소비 여력 확충의 필요성, 그간의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상속세 인적 공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와 영농상속공제 한도 상향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세법은 개인 상속 때 최대 10억 원을, 중소·중견기업 상속은 최대 500억 원, 영농 상속은 최대 20억 원까지 각각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이 같은 공제 한도를 상향해주겠다는 게 추 후보자의 정책 방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세무 업계에서 제기돼온 유산 취득세 도입에 대해서도 추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답변에서 “현행 상속세 제도를 유산 취득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 용역과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개편 시기 및 방법 등에 대해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법인세 과세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입장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는 “민간 주도 성장을 세제 측면에서 뒷받침하고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높은 최고 세율 수준과 복잡한 과세표준 구간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부 대기업에 혜택이 몰릴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제에서 대기업과 그 외 기업 간 과도하게 차별적인 취급은 지양될 필요가 있고, 현재 총부담 세액 기준 상위 1% 법인이 전체 법인세의 84%(2020년 신고 기준)를 부담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부세 과세 기준은 ‘보유 주택 수에서 합산 가액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현행 종부세 과세 기준이 공시가가 높은 1채를 가진 사람보다 공시가가 낮은 다주택자에 가혹하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국지적 불안 조짐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불안하다고 볼 상황은 아니다”라며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방침이 발표된 후 매수자 선점 목적의 매물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 만큼 주요 부동산 공약에 대해 대부분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새 정부의 정비 사업 관련 공약은 정상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도시 개발이 이미 완료된 도심 내에서 다양한 주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재건축·재개발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공급 확대 차원에서 그간 과도하게 억제돼온 정비 사업의 정상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두고는 속도 조절을 예고했다.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르면 모든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90%가 목표다. 다만 9억 원 미만은 2030년, 9억~15억 원 주택은 2027년, 15억 원 이상은 2025년으로 완료 시점이 각각 다르다. 그는 “주택 공시가격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조세·건강보험료 등 67개 행정 목적으로 활용되는 기초 자료인 만큼 국민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공시가 현실화 계획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한국판 뉴딜 사업은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자는 ‘한국판 뉴딜 사업 중 차기 정부에서 중단해야 하는 사업이 무엇이냐’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의 인사청문 서면 질의에 “그린 스마트 스쿨, 스마트 하수도 관리 체계 구축, 청정 대기 전환 시설 지원 등 일부 사업은 계획의 면밀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동안 뉴딜 사업의 구조 조정 가능성은 끊임없이 거론돼왔으나 추 후보자가 구체적인 조정 대상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 후보자는 “계획 대비 집행이 부진하거나 성과가 저조한 사업들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검토를 통해 사업 계획을 수정·보완하는 등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노인 직접 일자리 사업도 구조 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에 대해서는 “국가를 위한 장병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전체 재정 운용 여건과 부사관·초급장교와 보수 역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공약을 그대로 실행하기보다는 현실에 맞는 절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추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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