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년내에 핵탄두를 최대 232개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무력적화통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핵무기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진단이 곁들여졌다. 이는 북한이 최근 핵무기 증강과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시하며 위협한 것이 허언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향후 윤석열 정부와 군 수뇌부의 정교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22 전반기 북한군사포럼’에서 나왔다. 이상민 KIDA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능력 평가 및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올브라이트와 해커 등 북핵 전문가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핵탄두 10~30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연간 핵물질 생산량 증가 추이를 분석하면 핵탄두 규모는 2026년에 36~232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정권이 지난 25일 이른바 북한 빨치산(자칭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년째를 맞아 평양에서 개최한 열병식과 관련해 이 실장은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 사용 의지를 강조했고,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받지 않더라도 분쟁 초기에 선제적으로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한 ’화성-8형‘, ’신형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전술핵을 탑재해 한반도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실장은 “북한은 경제제재를 회피하면서 동시에 군사적 성과를 과시해야 하는 정치적 배경, 핵물질 생산량 확대 및 작동 가능한 전술핵 개발이 필요한 군사적 배경을 바탕에 두고 핵·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은 추가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7차 핵실험을 선택할 수 있다”며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올해 11월 8일 전후,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실장은 북한의 핵전략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면 한반도 위부에서 들어오는 미군을 비롯한 한국을 지원하는 연합증원전력을 차단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북한은 한국을 점령하는 무력적화통일도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핵무기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핵무기 다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 기존 미사일보다 규모가 커진 화성-17형 개발을 추진한다"고 환기했다. ICBM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함으로서 핵무기를 사용해 남침시 미국이 대한민국에 ‘핵우산’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차원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실장은 향후 북한의 행보에 대해 ‘북한식 양탄일성'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탄일성이란 중국이 모택동 정권 시절부터 미국에 맞서기 위해 원자탄 및 수소탄(양탄), 인공위성(일성) 개발을 추진했던 국방전략이다. 북한은 이를 자신의 상황에 맞춰 ‘양탄’을 핵탄두 및 탄도미사일로 설정해 기술확보에 가속을 붙일 것이란 뜻이다. 이 실장은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정찰·첩보·항법위성을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김정은 정권이 대함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해 유사시 증원을 해올 연합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거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유사시 미 7함대 등의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증파될 경우 핵 등을 탑재한 대함탄도미사일 등으로 위협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