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홍진영의 논문 표절 논란 이후 약 1년 반이 흘렀다. 가수에게 박사 학위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냐마는 대중은 그의 거짓말에 실망했고, ‘엄친딸’ 이미지로 당당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던 그에 대한 반감은 커졌다. 그럴수록 그는 외부의 시선을 차단한 채 꽁꽁 숨기 바빴다. 그는 다시 대중 앞에 서야 할 이유가 너무 많기에 이제 다시 용기를 낸다.
컴백 전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자청한 홍진영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IM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먼저 “쉬는 기간을 가지면서 너무 죄송한 마음이 컸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을 표현할 용기가 안 났다”며 “그동안 말씀을 못 드렸던 건 조용히 자숙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팬들이 가장 실망했던 논란 당시 대처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그의 논문 표절이 공론화된 건 2020년 11월, 당시 그의 조선대 석사 논문이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예정된 신곡 방송 스케줄을 강행했고, 조선대 측이 표절 결론을 내리자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표절 논란이 터졌을 때는 경황이 없었어요. 어디에 조언을 구하지도 못하고 무서웠거든요. 그렇게 급하게 변명만 했었죠. 후회가 많이 남았어요. 변명하지 않고 솔직하게 다가갔다면 그래도 그나마 ‘(홍진영이) 솔직하긴 하구나’라고 생각해 주셨을 텐데 라고요. ‘한 번에 (표절을) 인정하면 나를 좋아해준 분들이 등 돌리지 않을까? 내가 다시는 무대에 못서지 않을까?’ 라고 두려운 마음이 컸어요.”
그럼에도 다시 무대에 서야 하는 이유는 많았다. 첫 번째 이유는 가수로서 대중 앞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기 때문. 데뷔곡 ‘사랑의 배터리’부터 호흡을 맞춰온 조영수 작곡가 역시 이런 홍진영의 마음을 잘 알기에 계속해서 힘을 줬고, 신곡까지 선물하면서 복귀를 결심하게 했다.
“우리 회사는 1인 기획사이다 보니 제가 일을 안 하면 회사 업무가 올 스톱이에요. 쉬면서도 회사를 운영을 해왔지만 어떤 직원은 일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노는 게 지겹다고 하는 직원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가장 아닌 가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어깨가 무거워지더라고요. 다른 회사들로부터 ‘든든한 울타리에서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이 오기도 했는데 우리 직원들을 다 포용해 줄 수 있는 회사는 없더라고요. 저를 믿고 끝까지 옆에 있어준 직원들을 책임지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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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에게 용기를 북돋아줬던 신곡명은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로 라틴어로 ‘인생 만세’라는 뜻이다. 조영수 작곡가와 함께 작사에 참여한 홍진영은 일상 속에서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라틴 댄스 멜로디와 홍진영의 밝고 경쾌한 보컬까지 더해져 흥을 돋우는 서머송으로 적격이다.
“원래는 굉장히 우울하고 비관적으로 가사가 나왔어요. ‘밝은 곡인데 가사가 너무 안 어울린다’는 얘기가 있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해야지 밝은 가사가 나올까?’라고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제가 제일 행복했던 때를 떠올렸죠. 어릴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걸 좋아했고 공연하면서 제 노래를 따라 불러주는 관객들이 있는 게 행복했거든요. 가수로서 노래 부르는 제 모습을 생각하면서 가사를 썼어요.”
신곡이 밝은 에너지의 홍진영과 꼭 맞는 노래이긴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있은 뒤의 컴백곡인지라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녹음을 하면서도,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면서도 ‘마냥 근심 걱정 없어 보이기만 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앞섰다.
“공백기 동안 나중에 컴백하게 된다면 슬픈 노래가 어떨까 생각해 봤거든요. 주변에 그런 얘기를 했더니 ‘데뷔곡이 사랑의 배터리라는 경쾌한 곡이 아니었나. 홍진영이 어떤 일이 있었다고 해도 발라드와 맞지 않는 것 같다. 굳이 슬픈 곡까지 해야 하나’라며 반대를 했어요.”
예능으로 복귀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복귀 기사가 난 뒤 많은 방송 관계자들이 섭외를 했지만, 가수 홍진영으로서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 방송에 대한 조바심은 내지 않고 있다.
“이번 활동에서는 음원을 들려드리는 것 외 계획이 없어요. 음악 방송을 한 번은 꼭 해야 할 거 같아서 ‘인기가요’를 첫 방송이자 마지막 방송으로 한 번만 해요. 안무팀이 심혈을 기울여서 안무를 짜주셔서 좋은 무대에서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처음부터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싶어요. ‘홍진영 이번 곡 좋더라’라는 얘기만 들어도 성공이 아닐까요?”([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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