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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상하이 봉쇄’…장기화시 韓기업 부품·물류대란 [뒷북비즈]

현지 지사·사무소 기업 564곳 달해

대부분 판매·영업법인으로 영향 적어

방역강화시 물류난·영업타격 우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정부가 ‘경제 수도’ 상하이를 봉쇄하기로 함에 따라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이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 내에서도 인건비와 땅값이 높은 지역으로 우리 기업의 직접 생산 시설이 적어 당장 타격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봉쇄 조치가 길어지거나 인근 지역으로 확대할 경우 반도체·배터리 부품 등 주요 공급망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KOTRA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상하이에 지사나 사무소를 둔 한국 기업은 총 564곳이다. 제조업체만 167곳에 달한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기아(000270)·SK하이닉스(000660)·SK온·SK지오센트릭·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LG이노텍·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 등이 현지에 사무소가 있다. 그룹 차원에서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SK차이나, 포스코차이나, CJ그룹 중국 본사 등도 마찬가지다. 농심·오리온 등은 상하이에 생산 공장도 가동 중이다.

일단 중국의 첫 상하이 봉쇄 여파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하이 내 국내 기업들의 업태는 대부분 직접 생산 시설이 아닌 판매·영업 사무소 형식이다. 중국 당국의 고강도 방역 제재가 오래 이어진 탓에 현지에서 재택근무, 비대면 거래 등이 이미 정착된 점도 악영향을 줄인 요인으로 꼽힌다. 사무실만 운영 중인 SK지오센트릭과 현대오일뱅크 등은 직원들의 근무를 재택으로 전환하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생산 공장 없이 판매 법인만 두고 있어 별다른 영향은 없다”며 “이미 직원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거래처 등과 온라인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봉쇄 조치의 장기화 및 확대 적용 가능성이다. 중국·외자기업들의 상하이 공장 가동 중단 사례가 확산할 경우 현지 물품·부품 조달에 발목이 잡힐 공산이 크다. 지역 경제가 위축되면서 영업·판매 자체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단기적인 영향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있어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하이가 갖는 국제·경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글로벌 물류 대란과 반도체 공급망 차질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현재 상하이 지역에는 중국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SMIC와 2위 화홍반도체 등 내로라하는 반도체 기업 본사와 제조 공장이 다수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상하이 인근 장쑤성 우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 생산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생산량의 15%를 책임지는 핵심 시설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상하이 현지의 다른 반도체 기업들이 공장 가동에 차질 겪을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봉쇄가 장기화하면 삼성전자 판매 법인의 현지 영업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하이시는 코로나19 차단을 목표로 황푸강 동쪽인 푸둥 지역을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쪽인 푸시를 1일부터 5일까지 각각 봉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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