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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도 몰랐는데 실형 선고… 대법원 “재판 다시 해야”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자신이 기소된 사실조차 몰라 재판에 참석하지 못한 피고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면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절도와 사기,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울산의 한 고시텔에 거주하면서 수차례 다른 방에 들어가 현금과 청바지·운동화 등을 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시텔 월세를 연체하거나 인근 식당에서 외상으로 술을 마시고 갚지 않은 혐의와 복권 가게 현금출납기에서 30만 원을 몰래 빼낸 뒤 달아난 혐의도 포함됐다.



앞서 1심과 2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불출석으로 재판이 두 차례 연기되자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할 수 있게 한 소송촉진법 특례 규정에 따라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가 재판이 열렸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이유를 들어 재판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법원은 등록된 주소로 A 씨에게 공소장과 소환장을 전달했지만 폐문 부재, 수취인 불명 등의 사유로 전달받지 못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상고권 회복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인정해 재판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법리에 비춰 볼 때 1·2심은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특례 규정을 적용해 재판을 진행해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따라서 소송촉진법 특례 규정에서 정한 재심 청구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상고 이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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