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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소득세, 모든 증권계좌 손익 합쳐 5,000만원까지 공제

'계좌별 원천징수' 제도 손질

신청 방식도 간소하게 개선





직장인 김똘똘 씨는 증권사 계좌 3곳을 통해 투자 자금을 분산 운용하고 있다. 김 씨가 지난해 투자 실적을 분석해 본 결과 A계좌와 B계좌에서는 각각 6,000만 원씩 1억 2,000만 원의 수익을 거뒀지만 C계좌에서는 7,000만 원의 손실을 내 결과적으로 5,000만 원의 합산 수익을 올렸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투자소득세법’에서는 주식 양도세에 대한 기본 공제금액을 5,000만 원으로 두고 있으므로 김 씨가 물어야 할 세금은 ‘0원’이 된다.

문제는 현재 이 기본공제가 증권사별로 따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김 씨가 A계좌에 기본공제를 적용하면 B·C 계좌는 공제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세금을 계산해보면 김 씨는 A계좌(수익금 6,000만 원)에서 기본공제 5,000만 원을 제한 1,000만 원에 대해 20%의 세율을 적용해 2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B계좌는 공제를 한 푼도 받지 못하므로 1,200만 원이 세금이 된다. 물론 이 세금들은 이듬해 5월 확정신고에서 환급받을 수 있지만 김 씨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과대 세금에 따라 사실상 자금이 묶이는 부작용을 겪어야 하는 셈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과정에서 납세자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계좌별 원천징수’ 제도가 개선된다. 이에 따라 김 씨처럼 투자자들이 불필요하게 세금을 냈다가 환급받는 불편 요인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할 때 기본공제를 복수의 금융회사에서 합산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세법 시행령 개정을 최근 예고했다.

공제 신청 방안도 간소해진다. 개인이 이용하는 금융회사에 공제를 신청하면 자동으로 타 금융기관과 합산이 이뤄져 공제가 이뤄진다. 정부는 또 내년 과세 이전까지 상승한 주가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기지 않기로 했다. 소액주주들이 과세를 앞두고 주식을 팔아 치우는 등 시장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의제 취득가액을 도입해 주주가 실제 주식 취득 가격과 올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 중 유리한 쪽으로 세금을 낼 수 있게 해 줄 방침이다.

가령 한 소액주주가 보유한 A 주식의 실제 취득가액이 1억 원, 올해 말 종가가 1억 5,000만 원이라면 이 주주가 1억 5,000만 원에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해주는 식이다. 이 경우 이 주주는 연말 기준 주가 상승분(5,000만 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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