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최대 4,044억원을 확보하며 그룹 지배구조 강화에 나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가 상단을 7만5,700원으로 정하고 내년 2월 초 일반 청약을 받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0일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총 1,600만 주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공모가는 5만 7,900~7만 5,700원으로 최대 1조 2,112억 원을 증시에서 조달한다. 최종 공모가는 내년 1월 25~26일 진행될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확정된다. 회사측은 이후 2월 3~4일 일반 청약을 거쳐 2월 중순 코스피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은 6조 525억 원이다. 당초 시장에서 최대 10조 원까지 몸값이 거론됐지만 공모 흥행을 겨냥해 가격을 보수적으로 산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연 주목되는 점은 신주 모집에 비해 구주 매출(1,200만 주) 비중이 75%에 달하는 공모 구조다. 현재 11.72%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보유한 정의선 회장은 공모를 통해 534만주 가량을 처분, 최대 4,044억원의 현금을 쥐게 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역시 보유 지분 중 142만주를 매각해 최대 1,076억원을 확보한다. 정 회장은 그룹 승계 및 지주사 개편 등에 필요한 현대모비스(012330)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데 이번 공모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가 1,524억 원,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1,220억 원을 구주 매출로 현금화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주 모집을 400만주로 정해 3,000억 원 가량 투자 실탄을 확보하는 데 폐기물 소각 및 매립장 운영 업체를 인수하는 등의 자금으로 활용한다.
내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이 곧장 IPO의 바통을 이어 받아 투자 열기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엔솔은 1월 18~19일 일반 청약을 하는 데 증거금 환불일은 21일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일반 청약은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에 더해 인수단인 현대차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삼성증권 등에서 진행된다. 배정 물량은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약 122만 주로 가장 많고 인수단 중에서는 현대차증권이 104만 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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