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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초소책방 설계한 이충기 교수 "한강도 서울 가로지르는 '공공의 공간'…35층 룰 없애야"

■ 인왕산 초소책방

높이 제한이 되레 아파트장벽 만들어

건물간격 넓혀 시민들에 공간 제공을

이충기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




인왕산 초소책방을 설계한 이충기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의 공공성’을 화두로 삼는 건축가 가운데 한 명이다. ‘수연목서’ 등 카페 건축물을 설계해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일반 건축 분야에서도 족적을 남기고 있지만 그의 이력 중 굵직한 부분은 공공 건축물 설계나 건축 정책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이 교수는 도시재생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서울시 명예시장에 오르기도 했으며 세운상가 재생 총괄, 서울시 건축정책 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가 인왕산 초소책방을 재능 기부라는 형태로 설계를 맡은 것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청와대와 서울시·경찰청·종로구청의 취지에 공감해서다. 물론 이 같은 그의 기여는 인왕산 초소책방이 ‘2021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어느 정도 보상받았다.

이 교수가 관심을 갖는 공공의 공간 중 하나는 바로 한강이다. 이 교수는 “한강은 서울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공공의 공간”이라며 “이에 한강은 그 주위에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강변 아파트의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하는 현재의 높이 규제는 오히려 한강에 대한 접근권이나 조망권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교수는 “워터프론트(강변)를 낮게 지어야 강을 공유할 수 있다는 판단은 다소 이상한 생각”이라며 “35층 룰로 인해 오히려 아파트 장벽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가에는 건물의 높이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각 건물 사이의 간격을 넓혀 더 많은 시민들이 오갈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으로 한강이 시민들의 생활공간과 단절된 점도 못내 아쉬워했다. 이에 한강변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단지 설계를 통해 이를 보완하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이 교수는 “한강변 아파트를 정비할 때 한강 사이의 도로 위에 구조물을 덮는 방식으로 생활공간에서 한강 둔치로 걸어갈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이 경우 단지 상가도 한강 쪽으로 배치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한강과 상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의 한 도심복합사업 후보지의 총괄을 맡았다는 이 교수는 “후보지 주변의 영향을 살피고 요구를 수용해 설계 공모 지침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무엇보다 그 지역에 들어가서 살게 될 사람들의 시각에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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