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 40대의 화두는 기술 사업화입니다. 제가 창업한 의료 영상 진단 개발 기업(옵티코)을 성공시켜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국민 보건에도 기여하고 경제적 가치도 창출하고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인 김철홍(43·사진) 포항공대(POSTECH) 전자전기공학과 교수가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헬스케어 기술의 중요성이 커졌으나 여전히 많은 연구 성과가 대학 연구실에 머물러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의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얻은 뒤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에서 조교수를 하고 2018년 옵티코를 창업하며 포항공대 교수로 임용됐다.
좋은 의료 영상 진단 기술을 개발해 환자의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해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실제 그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포항공대 의료기기혁신센터는 의료기기 기초연구 결과를 협동 연구와 중개 임상 연구를 거쳐 상용화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저희 연구실 출신들이 대학·연구원·대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창업을 통해 성공하지는 못했다”며 “제가 가보지 않은 길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기는 어려워 직접 창업했고 꼭 성공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김 교수는 처음으로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통한 초음파·광음향·광간섭·형광 4중 융합 영상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최근 하나의 시스템에서 여러 가지 영상을 획득하는 것이 화두”라며 “초음파 영상과 광학 영상 시스템을 결합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으나 초음파 트랜스듀서나 센서가 불투명하게 제작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불투명한 초음파 트랜스듀서와 광학 영상 시스템을 결합하려고 하니 빛이 초음파 트랜스듀서 사이를 통과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겨 결합에 상당한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교수 연구팀은 빛이 초음파 트랜스듀서 사이를 그대로 통과할 수 있도록 투명한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개발했다.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구성하는 압전물질·전극 등 모든 물질도 투명한 소재로 선택했다. 그는 “이 시스템을 통해 안과 질환, 종양을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뿌듯해했다.
김 교수는 “헬스케어 분야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구글과 애플 등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역시 헬스케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제2, 제3의 반도체 산업으로 헬스케어 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의료 규제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련 규제를 풀고 과감히 투자한다면 우리나라가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기존 산업에서 성공한 DNA가 헬스케어 비즈니스로 전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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