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측 비대증이란 양 팔다리의 길이나 굵기가 비정상적으로 차이 나는 질환으로, 편측 과소증이라고도 불린다. 발병 빈도가 높진 않지만 다리를 절거나 척추측만증이 발생할 수 있고, 복부 내부에 악성 종양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대병원은 신창호 소아정형외과 교수와 고정민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편측 비대증 및 과소증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고 환자의 다리길이 차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편측 비대증 환자 30명의 혈액과 조직 샘플을 채취하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그 중 디옥시리보핵산(DNA)의 메틸화에 주목했다. 개별 환자의 염색체 특정 부분의 메틸화 정도 차이가 환자의 다리 길이 차이와 높은 연관성을 나타낸다는 분석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유전자 검사로 DNA 메틸화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다리 길이의 차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유전학적 검사법을 적용해 편측 비대증 환자의 다리 길이 차이를 예측한 최초 사례로 가치를 인정 받으면서 국제학술지 ‘희귀질환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다른 증상 없이 순수하게 편측 비대증을 앓고 있는 환자만을 표본으로 선정해 높은 연구 신뢰도를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향후 진료 현장에서 편측 비대증 및 과소증 환자의 예후를 파악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창호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단독성 편측 비대증 및 편측 과소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하지 부동 차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며 “향후 클리펠-트레노이 증후군 등 편측 비대증 및 하지 길이 부동을 유발하는 다른 질병들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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