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도 지난 3분기 1조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기록이다. 거듭된 생산 차질로 전체 차량 판매는 감소했으나 쏘렌토·카니발 등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가 실적을 견인했다.
기아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3,2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9.7% 증가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 7,528 억원으로 8.8% 늘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소폭 줄었으나 고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면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2.1% 줄어든 68만 4,413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8.6% 감소한 12만 4,964대, 해외에서는 0.6% 감소한 55만 9,449대를 팔았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출고 적체에 국내 판매가 반등하지 못했다. 반면 해외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북미 권역에서는 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1.9% 감소했으나 유럽(7%)·인도(21.5%)·아중동(43.4%) 등 지역에서는 판매가 늘어 전체 해외 판매 감소 폭을 줄였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212만 8,520대다. 기아는 올해 연간 판매가 당초 목표치인 290만 대에 소폭 미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게 팔고도 많이 남기는’ 전략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특히 SUV 모델의 인기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기아의 전체 도매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을 제외하면 58.7%까지 상승했다. 이 비중이 지난해보다 1.1%포인트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향상됐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SUV의 비중이 4분기에는 60%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며 “4분기에는 생산량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여 높은 수익성 유지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EV6도 내년까지 수요가 10만 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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