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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주린이’ 덕에 가계보유 주식 사상 첫 1,000조 돌파

2분기 가계금융자산 중 주식 21.6%로 최대

금융기관 차입금 55조…1년 새 10조 증가

늘어난 ‘빚투’로 가계 여윳돈은 38조 급감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이 시작된 지난 7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 증권사 영업점에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이호재기자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주식투자 열풍이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가계가 보유한 주식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다만 대출금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도 함께 늘면서 가계 여유자금은 1년 새 38조원 넘게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2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62조8,000억원)와 비교해 1년새 38조원 급감한 수치다. 순자금 운용액은 예금·채권·보험 등의 자금 운용액에서 금융기관 대출금 등의 자금 조달액을 뺀 것으로, 해당 경제주체의 여유자금으로 해석된다. 2분기 가계의 순자금 운영규모가 줄어든 것은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주택투자도 확대된 영향이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가계 여유자금은 꾸준히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2분기 가계의 국내 주식 운용규모는 29조2,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36조5,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주식은 1분기 12조5,000억원에서 2분기 2조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2분기 말 현재 가계가 보유한 주식 잔액은 1,031조9,000억원(국내주식 968조3,000억원·해외주식 63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 말과 비교해 2분기 말 코스피가 7.7% 오른 영향”이라며 “하지만 미국 다우존스 지수 등은 상승 폭이 국내 증시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주식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의 비중은 지난 1분기(20.3%)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뒤 2분기(21.6%)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증가세다. 반면 예금(40.5%)과 채권(2.7%) 비중은 1분기(41.0%, 2.9%)보다 줄었다.

빚을 내서라도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계의 금융기관 대출규모도 증가했다.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5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45조원)와 비교해 1년 새 1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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