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중소형주의 강세가 대형주들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월 4일부터 10월 1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5.07% 상승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규모별 등락률은 극명하게 갈렸다. 대형주가 1.61%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7.74%, 22.70%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시총을 기준으로 대형주(1~100위), 중형주(101~300위), 소형주(301위~)로 나뉜다.
이 기간 대형주 중에서도 삼성전자(005930)(-9.63%)를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15.61%), 셀트리온(068270)(-30.92%), SK바이오팜(326030)(-40.24%), 엔씨소프트(036570)(-36.09%)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한편 넥스트사이언스(003580)(418.52%), 효성첨단소재(298050)(381.21%) 등 중형주와 일성건설(013360)(478.95%), 이스타코(015020)(476.07%), 코오롱플라스틱(138490)(368.82%) 등 소형주들은 같은 기간 코스피 주가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역시 중소형주 강세가 대형주를 압도했다.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1.53% 오를 동안 중형주(시총 101~400위) 및 소형주(400위~)는 각각 3.70%, 10.63% 상승한 반면 대형주(1~100위)는 오히려 2.49% 하락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동안 투자 수익을 노린 매수세가 중소형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형 플랫폼 기업들을 저격한 규제 이슈 등에 대형주들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된 반면 중소형주에는 더욱 힘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지난 주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 발표 후 메모리 시장 둔화 우려가 재부각되며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가 힘을 받기엔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익 모멘텀이 강하지 않으며 각종 규제 이슈, 외국인 수급 약화 등이 대형주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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