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공시를 낸 후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급락 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종목토론게시판에는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믿고, 기다려보자’며 신중론을 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된 만큼 그룹사의 든든한 지원이 기대되고, 성장 가능성 또한 높은 만큼 향후 2년을 내다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미래는 밝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입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대표적입니다. ISS는 오는 10일 열릴 두산인프라코어의 임시주총 안건을 검토하고 의견을 냈는데요. 사내이사 선임, 무상감자, 정관변경 등 총 3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습니다. ISS는 세계 각국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투자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지침을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이 대목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이번 무상감자는 주주가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주주가치 훼손없는 무상감자가 가능한가 싶지만 앞선 삼성중공업의 사례를 보면 주가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신용평가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유상증자 및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지난달 27일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는) 투자사업부문 분할로 자본 여력이 저하됐으나 유상증자 완료 시 재무 부담 완화가 기대된다”고 언급하며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을 BBB+로 상향 조정했다. 또 등급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향후 신용등급 상향 여지도 남겼습니다. 한국신용평가가 높게 평가한 건 현대중공업그룹과 시너지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 계열 건설기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중공업그룹 편입으로 기존 두산그룹 관련 잠재적 지원 부담이 해소된 것은 물론 현대중공업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은 지난달 25일 창사 후 첫 통합IR을 실시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무상감자 및 8,000억 원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무상감자 실시 배경에 대해 조영철 현대제뉴인 대표는 “인위적 분할로 인해 발생한 자본구조 왜곡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주식수, 순자산 등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며 “이번 액면가 분할 무상감자를 통해 2년 후 주주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 사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재원 활용방안에 대해 “DICC 지분 취득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친환경 기술 등 성장을 위한 미래 기술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차입금 상환에도 활용, 부채비율을 250%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현대제뉴인은 두산인프라코어 최대주주로서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유상증자에 100% 참여하는 것은 물론 초과 청약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 책임경영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제뉴인은 자체자금 3,500억 원과 KDBI에게 발행한 4,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 인수금융 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바탕으로 지난달 19일 매입대금 총 6,909억 원을 납부하며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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