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산업에 규제 폭탄을 투하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연예인 팬클럽이 해외 세력에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예계 문제를 국가 안보 이슈로 몰아가며 정풍운동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연예인 팬클럽이 ‘컬트’처럼 운영돼 중국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외국 세력의 타깃이 되기 쉽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팬들은 단순히 우상과 가까워지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뒤에서는 팬들을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뿐 아니라 중국 사회의 분열을 기다리는 위험한 세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예 산업과 관련된 일을 하는 리밍(가명)은 “아이돌 팬덤이 광신적 종교 집단(컬트)처럼 운영된다”고 전했고 선이 푸단대 국제관계공공사무학원 교수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하도록 기형적인 팬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국가 안보와 관련해서는 경제적 피해도 감수한다는 점에서 연예계 정풍운동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해 연예 기획사나 온라인 플랫폼에 팬클럽을 직접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30일에는 연예인들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상을 공부하도록 하는 ‘연예인 교육 관리와 도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주도하는 사정 바람에 기업들은 납작 엎드리고 있다.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의 왕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열린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시 주석이 주창한) ‘공동부유’를 메이퇀의 DNA에 뿌리내리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베이징청년보 등이 보도했다.
메이퇀은 이날 현재 진행 중인 반독점 조사와 관련해 거액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앞서 3조 원대의 알리바바에 이어 메이퇀도 1조 원대의 벌금이 매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자 음원 보유 업체인 텐센트는 성명에서 당국의 지시에 따라 중국 내 음악 독점 판권을 포기하는 조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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