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만큼 썼다고 생각해 어딘가 방치됐다 버려지기를 기다리는 자원들이 많습니다. 세상에 쓸모 없는 물건은 없습니다. 우리는 그 자원들이 세상에 나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애니레프트’의 안정우·박지유·차정연·남상지 공동대표는 1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업사이클링 제품들은 제품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애니레프트는 동덕여대 패션디자인과 동기생 4명이 함께 만든 한 살이 채 안 된 기업이다. 폐제품에 자신들만의 독특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접목한 재활용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지난해 9월 4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애니레프트는 ‘어느’ ‘어떤’이라는 뜻을 지닌 ‘애니(any)’와 ‘남아 있다’라는 뜻을 가진 ‘레프트(left)’의 합성어로 이뤄진 사명이다. ‘쓰임을 다했다고 여겨진 제품에 새로운 쓰임을 부여한다’는 의미다.
이 회사의 구성원은 공동대표 4명이 전부다. 남상지 대표는 디자인을 담당하고 박지유 대표는 생산, 안정우 대표는 기획, 차정연 대표는 마케팅을 담당한다. 다른 직원은 없지만 생산성만큼은 어느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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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한일시멘트와 손을 잡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한일시멘트가 이달 초 창립 60주년을 맞아 폐품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나누는 세상 만들기’ 행사의 협업 기업으로 선정돼 직원들의 낡은 유니폼으로 다용도 파우치, 미니 파우치, 장바구니, 마스크 스트랩 등을 만들었다.
박 공동대표는 “한일시멘트에서 버려지는 유니폼을 다시 한일시멘트의 홍보물로 제작함으로써 기업 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기업 니즈에 맞는 제품을 제작해 이를 대외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레프트는 앞으로 서울교통공사·코레일·맥도날드, 그리고 프로야구 구단들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남 공동대표는 “다양한 단체·기업들과 함께 일하는 게 목표”라며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같이 일상을 위해 힘쓰는 분들의 유니폼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고 안 공동대표도 “프로야구단과 협력해 버려지는 현수막, 응원 용품을 활용하면 훌륭한 제품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 공동대표는 “요식업계도 우리의 중요한 협업 대상”이라며 “특히 맥도날드 직원들의 유니폼을 활용한 새활용 해피밀 제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애니레프트는 초보 기업이라 불안감보다 미래에 ‘잘나가는 기업’이라는 희망과 포부가 더 크다. 이들은 “10년이면 강산이 한 번 변한다고 하죠. 앞으로 강산이 한 번 변할 때 우리는 지금보다 사업을 더 키워 국내에서 알아주는 재활용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것”이라며 “환경 친화적인 브랜드를 더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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