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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백기사' 푸본 끌어들인 현대카드 …IPO급한 불 껐다

어피니티 지분 24% 푸본과 되사들여

기업가치 2.1조 평가

현대차그룹과 금융계열사 분리도 관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재무적 투자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의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우호세력인 대만 푸본그룹과 다시 손잡았다. 푸본 그룹은 푸본현대생명에 이어 현대카드에서도 정 부회장과 공동으로 지분을 사들였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가 보유했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현대커머셜이 4%, 푸본생명이 20%씩 총 5,856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거래로 현대카드의 지분은 현대기아차 48.4% 현대커머셜 28.5%, 푸본금융그룹 20%가 됐다.현대커머셜은 정태영·정명이 부부가 현대자동차 그룹과 각각 37.5%씩 공동으로 지배하는 회사다.

이번 거래 과정에서 평가한 현대카 드의 전체 기업 가치는 약 2조 1,700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니티피가 4년 전 투자했을 당시 회수 시점에 기대한 현대카드 기업가치가 2조 1,000억 원 안팎으로 알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로 현대카드의 기업공개(IPO)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어피니티는 2017년 싱가포르투자청, 칼라일그룹 계열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 등과 미국 GE캐피탈이 보유했던 현대카드 지분 43% 중 24%에 3,766억 원을 투자했다. GE캐피탈의 나머지 지분은 기존 주주였던 현대커머셜이 떠안았다. 현대커머셜의 지분은 5.5%에서 19% 증가해 24.5%가 됐는데 이번에 약간 늘어 28.5%가 됐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 추진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카드업에 대해 시장에서 바라보는 가치가 높지 않고 푸본과 현대커머셜이 제시한 가격조건이 우호적이어서 매각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의 회수 시점이 다가오면서 현대카드 측의 조치가 필요했던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대카드는 2019년 NH투자 증권등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추진했으나 카드 업황이 나빠지며 연기했다. 정 회장은 발등의 불이었던 상장 문제가 해결되면서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푸본생명은 어피니티와 달리 전략적 투자자로 현대카드의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푸본생명은 현대커머셜이 지분 12%로 2대 주주로 있는 푸본현대생명의 최대주주로 현대차 금융계열사와 협력 관계가 강화됐다.

현대카드는 “푸본은 최고 수준의 데이터 사이언스 및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역량을 가진 현대카드의 성장성과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현대커머셜의 금융계열사 지분 인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정태영 부부가 현대커머셜을 중심으로 관련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실제로 현대카드가 재무적 투자자를 교체할 때마다 현대커머셜의 지분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현대카드가 자산운용사 설립 등 금융 중심의 사업 영역 확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현대차 그룹이 단기간 내에 금융계열사를 분리하거나 정 부회장 측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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