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삶의 원동력은 호기심이에요. 살 날이 짧아졌으니까 더 알뜰하게 살아야죠. 경험도 더 많이 하면서요. 경험을 하면 통찰력도 생기고….”
1952년생 멋쟁이 할머니 유튜버 ‘밀라논나’ 장명숙 씨는 18일 에세이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출간 기념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오늘’에 집중하는 삶을 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씨는 한국전쟁 당시 지푸라기가 쌓인 토방에서 태어났지만 ‘멋있어지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인 최초 밀라노 패션 유학을 다녀온 디자이너다. 지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당시 개·폐회식 의상 연출을 맡았고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유튜브에서 ‘밀라논나’로 활약하며 87만 6,000명이 넘는 구독자들에게 ‘멋진 어른’ 역할을 하고 있다. 소위 ‘꼰대’가 아니라 말이 통하고 기대고 싶은 어른이라는 평을 젊은 팬들로부터 받고 있다.
관련기사
그는 ‘젊은 친구들과 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해 못할 건 없다”며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된다. ‘옛날엔 안 그랬는데…’와 같은 말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1세기 ‘오늘’을 살고 있는 그들을 굳이 살아보지 않아 알지도 못하는 ‘과거’로 끌고 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지금 젊은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나이 듦’의 좋은 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딸·며느리·엄마·직업인으로 살면서 게으를 틈이 없었다. 50대에 자식들이 대학에 간 후 자유로워졌고 70대가 되어서는 ‘오늘은 나 자신과 놀아주자’면서 마음껏 산책하고 햇빛을 쬘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또 책을 통해 조금씩 비우고 하나 뿐인 나에게 예의를 갖추는 삶을 살자고 제안했다.
한편 장 씨는 이번 에세이 인세를 사회복지 기관, 보육 기관, 미혼모 지원 단체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수익금 역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회 기관 후원에 사용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