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과 중국발 규제 리스크 속에 여름휴가철까지 겹치면서 주식거래 대금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10조 원 이하로 내려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의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 거래 대금은 올 들어 최저치인 10조 1,042억 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거래 대금은 지난해 11월 2일 8조 5,144억 원을 기록한 후 10조 원 아래로 내려온 적이 한번도 없었다. 특히 코스피가 급등을 거듭했던 올 1월에는 하루 거래 대금이 40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7월 들어 코스피 상승세가 주춤하며 고점 횡보를 이어가자 거래 대금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실제 7월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13조 8,143억 원으로 1월(26조 4,778억 원)의 절반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 및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슈, 중국 공산당발 반시장적 기업 규제 등 국내외에서 불거지는 악재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반기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등이 본격화할 경우 증시 거래 대금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언급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거래 대금은 시장금리의 방향과 역행하는 성격을 갖는데 실제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예측이 반영되며 시장금리가 미리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3분기부터 거래 대금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다시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분위기는 반전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상승장에서 투자를 늘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10조 8,000억 원까지 내려앉았지만 11월 들어 상승장이 펼쳐지자 일평균 15조 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심리적·수급적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펀더멘털 동력이 견고한 상황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 불확실성만 완화된다면 증시는 빠른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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