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제2벤처붐’을 주제로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청한 게 바로 소프트웨어(SW) 인력 양성입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SW 인력을 지금이라도 준비해놓지 않으면 인도·베트남 등에서 인재를 들여오거나 벤처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방법뿐입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벤처 업계의 ‘SW 인력난’ 문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지목했다. 4차 산업혁명에다 ‘제2벤처붐’까지 더해지면서 SW 개발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SW 인력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SW 인력 부족이 매년 누적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SW 인력을 유지조차 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강 회장은 “아무리 학교에서 SW를 전공했어도 회사에서 업무에 활용하려면 최소 2년가량은 사내 훈련과 함께 교육을 거쳐야 한다”며 “중소·중견기업은 신입 SW 인력의 입사가 드물고 2년 이상 경력자는 곧 대기업으로 떠나버리기 때문에 더욱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향후 5년간 SW 인력은 직업계고·전문대·대학·대학원 등 학교에서 11만 명, 학원 등 교육기관이 수행하는 정부 인력 양성 사업에서 21만 4,000명 등 총 32만 4,000명이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SW 인력 수요는 35만 3,000명에 달해 최소 2만 9,000명, 많게는 4만 명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기업협회는 강력한 민원을 제기해 우선 정부와 함께 오는 9월부터 ‘민관 협력 기반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대책’을 수행한다. 예상 부족 인력보다 3배 많은 8만 9,000만 명 육성이 목표다. 수준별로는 초급 인재 1만 4,500명, 중급 인재 7만 2,600명, 고급 인재 2,400명으로 분류됐고 가장 긴급한 중급 인재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2만 1,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삼성과 함께 6개월 단위 프로그램으로 중급 인재 이상 SW 인력 양성에 집중한다. 강 회장은 “외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비전공자에게 SW 교육을 하고는 하지만 각 기업에서는 전공 출신 중·고급 인력이 꼭 필요하다”며 “민간 대기업과 함께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채용과도 밀접해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대학 정규 커리큘럼을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업에서 내부 교육 기간을 줄여 인재 경쟁력을 높이는 게 국내 벤처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이라며 “협회는 숭실대·KAIST 등 대학과 학과 커리큘럼을 함께 개발하고 한국폴리텍대학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SW 인력 양성에 전폭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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