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090430)이 우울한 2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자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확산돼 고평가 부담을 덜어내지 못하면 당분간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일보다 1.43% 오른 24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상승 마감했지만 1분기 실적 선방과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30만 원 가까이 올랐던 지난 5월 26일(종가 기준 29만 7,000원)과 비교하면 하락한 상황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고평가 부담을 해소할 실적 부재를 짚으며 눈높이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 주가를 35만 원 에서 33만 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35만 원에서 31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7일에는 KB증권과 DB금융투자가 각각 29만 원, 34만 원으로 목표가를 9,38%, 5.56% 내려 잡았다. 이들은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 1,600억~1조 2,600억 원, 1,000억~1,130억 원으로 잡으며 시장 컨센서스를 다소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약 2개월 전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실적 발표 때와 비교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 온라인 및 면세 부문 매출 성장으로 애초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더욱이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라 면세점 채널 정상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돼 밸류에이션보다 실적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이 2분기 면세 및 해외 부문에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부 활동 재개에도 제동이 걸리자 고평가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1월(2일 15만 8,500원)부터 5월 고점까지 주가가 90% 가까이 상승해 실적이 받쳐주지 않으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 대한 아쉬움이 당분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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