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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체크] "차기 게임스톱은 누구?" 개미군단에 혼쭐난 헤지펀드, 밈 주식 발굴 나서나

[김연하의 글로벌체크]

공매도 전쟁에서 패배한 헤지펀드

올해 손실만 120억달러

레딧 모니터링하고 알고리즘 사용해

차기 밈 주식 찾기 나서

/로이터연합뉴스




올 초 글로벌 주식시장을 강타한 기업이 있었습니다. 바로 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인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일명 '밈 주식(Meme Stock)'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게임스톱에 대한 헤지펀드 등의 공매도 비중이 140%를 넘어섰다는 사실에 착안한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을 집중 매수했기 때문인데요, 이 과정에서 많은 헤지펀드들이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기도 했죠. 밈 주식 열풍은 게임스톱에서 끝나지 않고 최근에는 AMC엔터테인먼트와 클로버헬스, 웬디스 등으로 확대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헤지펀드가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매수하는 밈 주식을 발굴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가 올 들어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본 헤지펀드들이 차기 게임스톱이 될만한 종목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매수하는 밈 주식에 헤지펀드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요.

개미군단에 혼쭐난 헤지펀드…손실만 120억달러

데이터그룹인 S3파트너스에 따르면 게임스톱과 AMC, 베드, 배스 앤 비욘드의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12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여타 종목에 대한 공매도로도 수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는데요, 특히 AMC에 대한 공매도로 입은 손실만 6월 기준 51억달러라고 합니다. 헤지펀드의 이 같은 손실은 레딧 월스트리트베츠 등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월가의 전문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위협적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곳은 멜빈 캐피탈로 무려 1월에 53%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손실은 아직도 복구하지 못해 5월 기준 손실율도 44.7%에 달했습니다. 라이트 스트리트 캐피탈과 화이트 스퀘어 캐피탈 등도 게임스톱 등에 대한 공매도로 손실을 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는 지난해 6월 대비 두 배 가량 상승한 반면,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는 28% 상승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AP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헤지펀드는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베츠 등에서 활동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다음에는 어떤 주식을 집중 매수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 공매도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뒀던 헤지펀드들이 이제는 개미들의 반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셈이죠. 이 때문에 일부 헤지펀드는 특정 종목에 대한 공매도 비중을 대거 축소하거나 개별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자제하고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식으로 투자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한 종목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두렵기 때문이죠.

레딧 모니터링하고 알고리즘까지 사용



공매도 비중 감소에만 만족할 수는 없겠죠. 미국과 영국의 헤지펀드들은 월스트리트베츠와 같은 커뮤니티나 여타 사이트를 샅샅이 뒤지는 알고리즘까지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섹스 파트너스의 매니징 파트너인 패트릭 갈리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서구 펀드에서 나타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이 밖에도 매버릭 캐피털은 이미 지난 4월에 월스트리트베츠와 이와 유사한 사이트를 체계적으로 모니터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앤손 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모에즈 카삼도 레딧과 관련된 알고리즘을 구축했으며 이와 관련한 외부 제품도 구매했다고 말했습니다.

/웹사이트 캡쳐


개인 97% “밈 주식 투자”…열풍 계속되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밈 주식 열풍이 단기간의 유행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금융자문회사인 베터먼트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는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된 주식에 주로 투자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무려 97%가 이 같은 답변을 했다는 것은 밈 주식에 대한 개미군단의 애정이 쉽게 식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참여도가 급증한 것도 이 같은 예측에 힘을 실어줍니다. JMP증권은 올 1분기 개인투자자들이 신규 개설한 주식 계좌가 1,000만여개로, 지난해 새로 개설된 계좌수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헤지펀드는 과연 차기 게임스톱을 개미군단보다 먼저 찾아낼 수 있을까요. 헤지펀드가 개인투자자의 눈치를 보는 지금의 현상은 과연 계속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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