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지난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2년여 만에 동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법인 2만914개(제조업 1만1,300개·비제조업 9,614개)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7.4% 증가했다. 이는 3,862개(제조업 2,358개·비제조업 1,504개) 표본 기업의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2만914개 기업 실적을 추정한 결과다.
기업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늘어난 것은 2018년 4분기(6.0%) 이후 9분기 만이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2019년 미·중 통상 갈등,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2년 연속 기업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줄었는데, 올해는 수출 증가와 소비 회복 속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1분기 매출액 증감율을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제조업(1.3%→10.4%)의 매출 증가 폭이 두드러졌고, 금융·부동산 등 비제조업(-4.1%→3.3%)도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매출 증가세는 대기업(7.1%)보다 중소기업(8.5%)이 높았다. 매출과 함께 기업의 또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 증가율도 전기 대비 3.3%를 기록하며 2020년 1분기(1.5%)나 2020년 4분기(-0.2%)보다 크게 개선됐다.
기업 수익성도 올 1분기 들어 호조세를 보여 2만900여개 기업의 영업이익률(6.4%)과 순이익률(7.9%·세전)도 1년 전(4.2%·4.4%)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유가 및 운임 상승으로 석유화학과 운수업의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했고, 비대면 활동 증가로 정보통신업 순이익률은 20.4%에 달했다.
기업들의 올 1분기 재무 안정성도 전반적으로 나아져 차입금 의존도(24.4%)가 직전 분기(24.6%)보다 떨어졌고,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한 분기 사이 542.7%에서 823.5%로 급증했다.
다만 부채비율(89.4%)은 지난해 4분기(86.1%)보다 소폭 올랐지만 배당 결의 등에 따른 계절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김대진 한은 팀장은 “'이자보상비율 100%미만' 기업 수 등을 따로 산출하지 않았지만 전체 이자보상비율 상승 폭 등으로 미뤄 '100%미만' 한계 기업 수도 줄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손철 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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