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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13개구 '6억이하' 씨마르나···성동 275가구·광진 188가구뿐

■ 서울 서민아파트 품귀…가격 구간별 현황보니

용산·중구도 중저가 사실상 소멸

강동 등 10곳 4년새 90% 이상 줄어

稅강화 등 수요 억제 땐 가격 부채질

"미분양 날 정도로 공급 크게 늘려야"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 서울 노원구 주공17단지 전용 49㎡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5억 5,800만 원에 거래되며 서울에서 얼마 남지 않은 6억 원 이하 아파트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달 이후 성사된 3건의 거래 모두 6억 원을 넘겼기 때문이다. 현재 호가는 6억 5,000만 원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1층 매물이 6억 원을 넘겨 손바뀜됐기 때문에 다시 6억 원 아래로 거래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가 집값 급등으로 연결되면서 서울에서 6억 원 이하 중저가 서민 아파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서울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석한 ‘가격 구간별 서울 아파트 분포 현황’에 따르면 2017년 5월 78만 7,277가구였던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6월 11일 현재 18만 2,487가구로 대폭 줄었다. 4년간 60만 4,790가구(감소 폭 76.8%)가 사라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일부 지역에서는 6억 원 이하 ‘0가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 25개 지역 가운데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10곳 중 1곳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절반이 넘는 13곳에 이른다. 이 중 4개 자치구에서는 구 전체를 통틀어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1,000가구도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13곳, 6억 이하 주택 10가구 중 1가구 이하=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만 해도 6억 원 이하는 서울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아파트 가격대였다. 당시 25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강남(6억 원 이하 비율 7.54%)과 광진(48.12%), 서초(6.46%), 성동(48.73%), 송파(25.57%), 용산(21.84%) 등을 제외한 19곳에서 6억 원 이하 주택이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2021년 6월 11일 현재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과반인 곳은 서울 전체를 통틀어 도봉구(55.82%)가 유일하다. 강남(2.87%)과 서초(3.23%)는 물론 강동(3.65%), 광진(0.82%), 동대문(6.93%), 동작(2.47%), 마포(3.44%), 성동(0.57%), 성북(9.06%), 송파(1.08%), 영등포(4.20%), 용산(1.74%), 중구(2.67%) 등 13곳의 자치구에서는 6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감소 폭도 크다. 강동의 경우 3만 4,533가구에서 2,260가구로 93.4% 줄었다. 4년간 중저가 아파트가 90% 이상 줄어든 곳도 광진·동대문·동작·마포·성동·송파·영등포·용산·중구 등 10곳에 이른다. 구 전체를 통틀어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1,000가구도 안 남은 지역도 네 곳에 이른다.



실제로 2017년 5월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1만 1,2019가구였던 광진구에는 이제 188가구만 남았다. 같은 기간 성동구는 2만 5,044가구에서 275가구로, 용산구는 5,554가구에서 425가구로, 중구는 6,473가구에서 305가구로 줄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사실상 중저가 아파트가 소멸한 셈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현재 도봉과 노원 등에 중저가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있지만 최근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하고 인프라를 갖춘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6억 원 이하 아파트들의 가격 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미분양 날 만큼 과감히 공급해야’=학계에서는 시장 안정을 위해 규제보다는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주선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근본적으로 십여 년 전부터 이어진 공급 중단의 영향”이라며 “공급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과 학계에서는 부동산 세금 부담을 강화하는 식의 수요 억제 정책은 오히려 중저가 주택의 소멸 현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정비 사업을 확대하고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공급량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윤 교수는 “시장은 지난 25번의 대책을 통해 세금을 강화하고 거래를 제한하더라도 결국 공급이 없으면 가격이 오른다는 점, 그리고 서울에서는 가용 부지가 많지 않다는 점을 학습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밀도 정책을 통해 앞으로 서울에서 어느 정도의 물량을 민간 아파트로 공급하겠다는 시그널을 줘 불안 심리를 완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저가 주택 소멸 현상이 빌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서울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결국 가격이 올라 중저가 주택 수요자들이 경기도로 밀려나기 때문”이라며 “2000년 후반 잠실 엘스 등이 미분양이 날 당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안정됐던 것처럼 정부가 서울에서 미분양이 날 정도의 공급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자칫 9억 원 이하 아파트마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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