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2030년까지 달성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을 검토하되 민간의 저탄소 전환을 함께 지원한다.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후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석탄 발전 기업의 친환경 사업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대외경제기금운용위원회의를 열고 2050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기후변화 대외 이슈 점검 및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2030년 NDC를 추가 상향해 연내 유엔에 제출하기로 했지만 지난 2017년 대비 24.4%를 감축한다는 기존 계획에서 얼마나 상향할지 구체적인 목표치는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2030년까지 미국은 기준년도 대비 55.6%, 일본은 45.94%, 유럽연합(EU)은 66.67%를 감축하기로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는 급격한 NDC 상향 시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녹색 유망 기술 상용화 로드맵 등 추진 전략에 따라 탄소 중립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R&D) 및 상용화를 지원하고 내년 기후대응기금 신설도 추진한다. 기후대응기금으로는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 중립 미래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한다.
정부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 본격화에 따라 우리 통상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대응하기로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주요 20개국(G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다자 협의체에서 유사 입장국과 함께 우려를 표명하고 WTO 규범(비차별 대우 등) 합치성 등을 촉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내적으로는 배출권 시장의 점진적 유상 할당 확대를 검토하고 탄소 가격체계 개편 방안 연구 용역을 추진한다. 탄소 저감 시설 비용과 R&D를 지원하고 탄소량 증빙에 소요되는 행정비용 절감을 위해 환경성적표지제도 또한 개선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규 해외 석탄 발전 공적 금융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현장의 혼란이 예상되자 이에 따른 후속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이미 운영 중인 해외 석탄 발전소에 대한 노후 설비 개선 지원 여부, 탄소포집·저장 신기술을 도입한 해외 석탄 발전소 지원 여부, 이미 승인된 사업에 대한 필수 부수거래 지원 여부 등 불명확한 부분에 대한 상세 지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석탄 발전 기업의 친환경에너지 산업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자금 등 금융 지원, 세제 혜택, R&D 재정투자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석탄 발전 기업의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해서는 대출 만기 연장, 금리 인상 최소화 등 한시적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는 DEPA의 연내 가입 협상 개시도 추진한다. DEPA는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 등 3개국이 디지털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체결해 올 1월 발효된 협정이다. 디지털 무역 원활화, 보안과 신뢰, 혁신 분야 협력, 공평한 디지털 무역 기회 제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조성한 EDCF의 전면 개편도 추진한다. 저·중소득국 구속성 지원 금리를 현행 0.15~0.25%에서 0.1%로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그린 EDCF 사업 규모는 2025년까지 6억 달러로 비중도 40%로 확대하기로 했다. ‘EDCF 그린 인덱스’를 자체 개발해 사업 발굴부터 기후요소를 반영하고 탄소 감축 기여도 또한 최대한 계량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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