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총 상금 160만 달러)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2006년 창설 첫해 한희원(43)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2013년 박인비(33)를 시작으로 2015·2017·2019년에는 양희영(32)이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성장세가 뚜렷한 태국 여자골프가 첫날부터 힘을 냈다.
6일 태국 파타야의 시암CC 파타야 올드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태국 선수인 패티 타와타나낏(22)과 아티야 티티쿨(18)이 8언더파 64타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선 가운데 에리야 쭈타누깐(26)도 1타 차 공동 3위(7언더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태국 여자골프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꼽힌다. 타와타나낏은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300야드를 훌쩍 넘는 장타쇼를 펼치며 정상에 올라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2019년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티티쿨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2승을 거둔 유망주다. 세계 1위를 지낸 쭈타누깐은 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10승을 거뒀다.
타와타나낏은 이날 버디 9개(보기 1개)를 쓸어담았고, 티티쿨은 이글 2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었다. 쭈타누깐도 8언더파를 치고가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1타를 잃어 공동 3위로 마쳤다. 태국은 이들 3명의 첫날 선전에 힘입어 15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자국 선수 우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난나 마드센(덴마크)이 쭈타누깐과 함께 공동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지난주 싱가포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해나 그린(호주), 캐롤라인 마손(독일) 등이 6언더파 공동 5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고참들이 힘을 냈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현역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35)와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박희영(34)이 나란히 4언더파로 공동 14위에 올랐다. 양희영을 비롯해 유소연(31)과 최운정(31)은 3언더파(공동 20위), 지난주 싱가포르(HSBC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복면 여왕’ 김효주(26)는 1오버파(공동 54위)를 쳤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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