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홍보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SME)들은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곧 신뢰와 매출 확대로 이어집니다. 소통이 잘 이뤄질 수 홈쇼핑은 소상공인들에겐 벽이 높았습니다. 네이버는 쇼핑라이브 기술로 그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만난 조성택 네이버e랩스 책임리더는 “네이버는 수 년 간 연구개발(R&D)의 상당 부분을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에 투자해 왔다”며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확보해 쇼핑라이브에 적극 도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29일 있었던 실적 발표회에서 올 1분기 커머스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늘어난 3,24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월 30일 첫 출시한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쇼핑라이브’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쇼핑라이브는 생방송을 통해 홈쇼핑처럼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다. 조 책임리더는 “쇼핑라이브 내 소상공인 비중이 8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반년 전 출시 당시보다 거래액이 2배 이상 늘었고, 1분기 누적 시청수 1억 7,000만, 누적 구매자수 170만 명을 넘어서며 커머스 부문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라이브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은 안정적인 라이브 환경에서 나온다. 판매자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시청자가 최종 구매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방송이 끊기면 시청자가 줄어들고, 질문과 답변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실시간’성이 떨어져 구매로 이어지기 힘들다.
네이버는 울트라 초저지연 기술(ULL)을 자체 개발해 송출과 수신 간 지연 시간을 기존 8~9초에서 2초대로 줄였다. 이는 유튜브를 비롯한 소수 주요 글로벌 빅테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조 책임리더는 “동영상 스트리밍 송출부터 수신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확보해 안정적이고 품질 높은 라이브 환경을 구축했다”며 “네이버는 이미 지연시간을 1초대로 줄이는 기술을 확보했고, 최종적으로는 실시간 화상통화를 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연 시간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또한 ABP(Adaptive Bitrate Publish) 기술을 도입해 방송 도중 끊김을 최소화했다. 조 책임리더는 “ABP는 최대한 안정적인 라이브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영상 품질을 변경하는 기술”이라며 “네트워크 상태가 현저히 나쁜 게 아닌 이상 영상 품질 차이는 육안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안정성과 품질을 동시에 잡기 위해 H.265 코덱을 도입했다. H.265 코덱은 기존 H.264 코덱 대비 압축 효율이 2배 이상 좋다. 같은 양의 데이터로 기존 대비 화질을 3~50% 가량 향상시킬 수 있다. 조 책임리더는 “라이브 커머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은 기술력 한계로 H.264 코덱까지만 지원하고 있다”며 “네이버 쇼핑라이브 는 더 적은 데이터를 사용하고도 더 좋은 화질을 제공하는 만큼 송출자들의 데이터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쇼핑라이브 기술 고도화를 통해 소상공인 사업 확대를 도울 계획이다. 연내 발표할 동영상 기술의 상당수를 쇼핑라이브에 우선 적용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목표다. 지난 1월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쇼핑라이브 전용 스튜디오를 열기도 했다. 조 책임리더는 “오는 2·3분기에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전문 카메라를 비롯한 특수 장비와의 연동을 지원해 PC만큼 전문적인 라이브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소상공인들도 대기업에 버금가는 송출 시스템을 누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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