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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 "'김치=파오차이' 오역 문체부 훈령, 4개월째 그대로"

문체부 "관계 부처가 어떤 의견 낼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

/연합뉴스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번역한 문화체육관광부 훈령(제427호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데 대해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19일 재차 시정을 요구했다.

지난해 7월 제정된 이 훈령의 중국어 관련 조항은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를 그대로 인정한다”며 ‘김치’를 ‘파오차이’로 번역했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四川)성의 염장 채소를 말하며, 피클에 가까운 음식이다. 반크는 지난해 12월 이를 발견하고 시정을 요청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의 협의를 거쳐 훈령을 정비해나가겠다”고 했다. 당시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파오차이 제조법은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에 맞춰 만들었다”며 “우리의 김치 국제 표준은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훈령을 정비하겠다고 밝힌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바뀐 것은 없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훈령은 그대로 존재하며 국립국어원과 한국관광공사 사이트에서도 파오차이가 검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훈령을 따르는 한국관광공사 사이트의 검색 엔진에서 중국어(간체, 번체)를 지정하고 한국어로 ‘김치’를 입력하면 김치 관련 용어 대부분이 ‘泡菜’로 나타난다. 김치찌개백반(泡菜湯家常套餐), 양푼김치찌개(銅盆泡菜湯), 물김치(水泡菜), 광주세계김치축제(光州世界泡菜節), 전주한옥마을 전주김치문화관(全州韓屋村 全州泡菜文化館) 등이다.

반크는 ‘파오차이’ 대신 정부가 김치의 중국 이름으로 정한 ‘신치’(辛奇) 혹은 새로운 이름으로 수정해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훈령 관련, 현재 국어정책과에서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계 부처들 간 의견이 있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협의가 마무리되면 훈령 개정을 완료하지만 아직 관계 부처에서 어떤 의견을 낼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정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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