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푸른7단지풍림아이원’ 전용 84.82㎡는 최근 3억 6,950만 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2월에 2억 8,350만 원에 거래됐던 단지다. 3개월만에 1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2010년 준공된 해당 단지는 그간 2억 원대에서 거래됐다. 파주시 아동동 ‘신안실크밸리2단지’ 전용 84.76㎡ 또한 비슷한 사례다. 해당 단지는 지난 달 3억 5,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2월(2억 9,000만 원) 대비 6,000만 원가량 올랐다. 이 단지 역시 지난 2018년부터 이어진 수도권 급등장에도 가격 변화가 없었지만 최근 가격이 크게 올랐다.
‘패닉 바잉’ 수요가 3억원 이하 수도권 저가 아파트로 번져나가고 있다. 앞선 사례들처럼 10년 넘게 오르지 않던 단지들도 짧은 기간 내 1억원 가까이 오르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20대와 30대 아파트 매입 건수 및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저가 아파트 수요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 전문가는 “가격이 안 오른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조바심에 저가 아파트를 매수한 서민 실수요자들이 추후 조정국면에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막차 수요?', 3억 이하 저가 아파트 가격 급등=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화성시 병점동 ‘남수원두산’ 전용 84.9㎡는 지난달 3억 4,7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말(3억 800만 원)보다 4,000만원가량 올랐다. 용인 처인구 포곡읍 ‘배머루마을인정베네치아빌리지’ 전용 84.8㎡ 또한 지난 11일 2억 7,000만원에 손바뀜, 지난해 말 실거래(2억원)보다 7,000만원 상승했다. 오랜 기간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던 양주·동두천 일대에서도 올해 들어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이다. 양주 고암동 ‘동안마을주공3단지’ 전용 83.44㎡는 지난달 3억 2,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실거래(2억5,000만원) 대비 크게 올랐다.
경기도 내 전체 거래를 분석하더라도 3억 이하의 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급등하는 모습이다. 지난 26일까지 등록된 이번달 경기도 내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3억 이하 아파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54.1%에 달했다. 지난달에도 46%를 기록했고 1월(43.7%), 2020년 12월(39.8%)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잇다. 반면 경기도 내 전체적인 거래량은 가격 급등 피로감 등으로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기준 2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1만 5,410건으로 1월(1만9,464건), 2020년 12월(2만4,231건) 등에 이어 감소했다.
◇“가격만 보고 들어간 패닉 바잉 수요=시장에서는 ‘막판 패닉 바잉’ 수요가 저가 아파트로 몰린 것으로 분석한다. 웬만한 입지의 아파트값이 상승하자 그간 오르지 않던 저가 아파트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렸다는 뜻이다. 특히 3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를 주로 매수한 점을 봤을 때 이들 상당수가 매수 여력을 갖춘 중산층보다는 서민 실수요자에 가까울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의 경우 교통이 불편하거나 생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어떻게든 내 집 마련을 하려는 ‘패닉 바잉’ 수요가 입지나 개발 호재 등을 따지기보다는 가격만 보고서 들어갔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이러한 아파트들의 경우 하락장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서민 실수요자들의 피해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입지 등의 이유로 가격이 오르지 않던 단지까지도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단순히 가격만을 보고 아파트를 매수한 경우 추후 하락장에서 취약할 수도 있다”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가격이 저렴했던 만큼 하락 폭이 크지 않으리라는 의견 또한 나온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들 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키 맞추기 현상”이라며 “현재 시장 자체가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가격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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