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넘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장거리 감시레이더를 국내기술로 개발해 교체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방위사업청은 LIG넥스원과 약 460억원 규모의 장거리레이더 체계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장거리 레이더는 카디즈 내 항공기 등을 감시·식별하는 레이더로 탐지된 자료가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전송돼 방공작전 수행에 활용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장거리 레이더 생산 국가는 미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는 장거리 감시레이더 체계개발 후 양산을 거쳐 2027년부터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이전에도 장거리 레이더의 국내 연구개발이 추진됐지만 일부 성능 미충족으로 2017년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최근 향상된 국내 기술수준과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2019년 연구개발 재추진이 결정됐고 이번에 체계개발 계약이 이뤄졌다.
이번 사업은 재추진되는 점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비의 65%를 투자하는 정부와 업체 간 공동투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운용 중인 공군의 장거리 레이더는 1990년 이전 도입된 미국산 장비로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3년 카디즈 범위가 제주도 남단까지 확장된 이후 감시 공백 해소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 횟수가 늘어나면서 레이더 성능 개선 요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박한기 당시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임사를 통해 “합참의장 재임 중(2018년 10월∼2020년 9월) 150여 회에 걸쳐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에 대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둔 그해 12월에는 중국 H-6(4대), 러시아 Tu-95(2대) 폭격기 등 군용기 19대가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이어도와 독도 인근 카디즈에 진입하기도 했다.
방사청은 “체계개발과 전력화가 이뤄지면 카디즈에 대한 면밀한 감시가 가능해진다”며 “기존 외국에서 도입했던 레이더를 국산 장비로 대체함에 따라 국내 방위산업 활성화 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