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에너지가 투자한 미국의 수소트럭 제조업체 니콜라의 지분가치가 크게 상승하며 한화그룹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다만 니콜라에 대한 한화의 지분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그룹의 지주사 한화는 전일보다 26.7% 뛰어올라 52주 최고가인 2만8,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한화우(000885)도 상한가를 기록했고 계열사 한화솔루션(009830)(6.69%), 한화시스템(272210)(7.81%) 등도 급등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해 주가가 오른 것이 상승 동력이 됐다. 전일 한화그룹은 지난 2018년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해 지분 6.13%를 확보한 니콜라의 지분가치가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로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4일 니콜라가 나스닥시장에 상장해 기업가치가 증대된 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니콜라 주가가 8일(현지시간) 103.7%나 뛴 73.27달러에 마감해 하룻밤 사이 1조원의 평가이익을 올렸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상승폭을 키웠다. 수소·전기트럭 개발 스타트업인 니콜라는 오는 2023년 수소트럭을 양산할 계획으로 전기배터리 트럭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주가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니콜라에 대한 한화의 지분율은 소수에 불과하고 니콜라의 주가 등락폭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화의 니콜라에 대한 간접지분율은 0.4% 수준”이라며 “니콜라가 상장 초기임을 감안하면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권업계에서는 한화그룹 합병 시나리오도 나왔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행한 기업 보고서에서 “특수관계인이 상장계열사들에 대한 지분율을 확보하거나 승계 지분구조 개편이 추진될 경우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합병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화그룹의 또 다른 최상단 지배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확보한 비상장 회사로, 니콜라 지분을 소유한 한화에너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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