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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늦잠' 홍보? 황석영 ‘철도원 삼대’ 초판 1만부 다 나가

지난 달 28일 간담회에 늦잠 탓 불참

2일 다시 열린 간담회서 "알람 안울려"

"죽을 때까지 글 쓰는 게 작가의 책무"

황석영 작가가 2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장편소설 ‘철도원삼대’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정영현기자




황석영(78)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 초판 1만 부가 2주일 만에 모두 출고 완료되면서 2판 인쇄에 들어갔다고 출판사 창비가 2일 밝혔다. 당초 지난 달 28일 열릴 예정이었던 출간 기자 간담회가 작가의 늦잠으로 취소 된 헤프닝이 뜻 밖의 홍보 효과를 낸 것 같다고 출판사 측은 추측했다.

황 작가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지각’ 출간 간담회를 다시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황 작가는 자신의 불찰로 당초 첫 간담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해 먼저 사과했다.

황 작가는 “(간담회 전날)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관련 행사를 한 후 후배들과 막걸리를 한 잔 한 후 익산 집으로 돌아왔다”며 “자정 무렵 탁상 시계 알람을 맞추긴 했는데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어 황 작가는 “당시 출판사에서는 (간담회에 나타나지 않아) 난리가 났고, 후배 작가가 문을 두드려서 깨웠다”며 “대형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작가는 죽을 때까지 써야 한다"
그러면서 황 작가는 “5년 만에 2,400매 정도 장편 소설을 끝마쳤다”면서 철도원 삼대를 소개했다. 이 소설은 철도원 가족사를 중심으로 한반도 100년 역사와 노동 운동을 조명했다. 황 작가가 1989년 방북 당시 평양에서 직접 들은 이야기가 소설의 첫 출발점이 됐다.

황 작가는 “장길산을 쓸 때 열아홉 번을 옮겨 다니며 집필했다”며 “이번 소설도 보따리 싸 가지고 나와서 젊을 때처럼 하루에 여덟 시간, 열 시간씩 앉아 썼다. 대단히 고생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황 작가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가에게는 은퇴 기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죽을 때까지 써야 한다”며 “작가가 세상에 가지는 책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다음 작품으로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철학 동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작가는 “코로나 19로 인해 말년에 굉장히 중요한 화두가 생겼다”며 “운명적으로 늘 어떤 시대하고 변화가 있을 때마다 같이 가는 생이었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에 대한 응답으로 작품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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