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권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혁명적으로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총선에서 낙선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대위원장 추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은 잘못됐다. 게다가 대선후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면 당내 민주주의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정권교체도 이룰 수 없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자발적으로 새로운 노선을 제시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켰다.
또 야당을 재건하려면 무엇보다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동화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는 김 전 위원장이 ‘개혁 전도사’로 포장해 야당 당수로 나서면 여당을 견제할 수 없다. 그는 여야의 여러 정당들을 넘나들면서 정당정치 원칙까지 훼손했다. 가장 위험한 점은 김 전 위원장이 최근 권력분산 개헌을 외치는 점이다. 그가 여권의 개헌 논의 제안에 응해 야권이 개헌파와 반(反)개헌파로 분열될 경우 견제와 균형의 정치는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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