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 수사에 따른 사장 공백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홈앤쇼핑이 자문위원으로 중도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전직 사장을 앉히자 노조가 강력 반발하는 등 내홍이 커지고 있다. ★본지 11월21일자 19면 참조
4일 홈앤쇼핑 등에 따르면 사장 공백 사태로 꾸려진 비상경영위원회가 자문위원으로 이효림 전 홈앤쇼핑 초대사장을 위촉하자 노조는 “이 전 사장은 책임감 없이 중도 사퇴했고 엉성하기 그지없는 회사 초기의 조직체계를 만든 인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 전 사장의 자문위원 위촉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 달 경찰이 홈앤쇼핑 내부 기부금 유용 혐의를 잡고 수사를 진행하자 최종삼 당시 사장이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하면서 최상명 비상경영위원장 체제로 전환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최 위원장은 이후 본부장급 임원 5명 전원에 대해서도 시차를 두고 보직 해임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 위원장은 다시 이 전 사장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최 위원장은 경영현안에 대해 본인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초대 사장이었던 이 전 사장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 전 사장은 이날 홈앤쇼핑 본사로 출근해 최 위원장 등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이 전 사장 위촉에 반발하는 것은 사장 선임 등 외부 입김서 자유로운 경영 여건을 만들지 않으면 CEO 잔혹사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3%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지만 홈앤쇼핑은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정권 핵심인사와 유착, 방만 경영,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여 역대 사장들이 모두 불명예 퇴진했다. 이 전 사장도 중도 사퇴했다. 이 전 사장이 차기 사장 선임에 영향력을 미칠 경우 내부 파벌 싸움이 격화되고 내홍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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