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예고대로 1일부터 추가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 사이에 낀 미국의 두 대형 자동차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무역전쟁의 와중에도 중국에 큰 투자를 단행한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중국 정부로부터 취득세 면제라는 ‘보답’을 받은 반면 제너럴모터스(GM)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맹비난을 받았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차량 취득세 면제 대상 신에너지 차량 명단에 모델3·모델S 등 테슬라 전 차종이 포함됐다. 향후 중국에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은 차량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이 같은 혜택을 준 것은 자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 대한 ‘선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1월부터 상하이 린강산업구에서 첫 해외공장인 기가팩토리(전기차부품 공장)를 짓고 있으며 총 500억위안(약 8조4,700억원)을 투자해 올해 말부터 부분적으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상하이를 방문해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등과 상하이 신공장 연내가동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의 여파로 가격조정이 불가피해 지난달 중국 판매가를 2%가량 올린 테슬라로서는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로 한시름 덜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이번 조치로 향후 자사 차량을 사는 고객들이 최대 9만9,000위안(약 1,675만원)을 아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 판매차량 대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올 1~7월 중국 시장 판매량을 2만3,678대로 추산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3대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GM을 저격하며 탈(脫)중국을 압박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GM을 지원했음에도 GM은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주요 공장을 중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어 “GM은 이제 미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한때 디트로이트의 거인이었던 GM은 이제 그곳의 가장 작은 자동차 회사 중 한 곳”이라고 조롱하기까지 했다.
GM은 미국 내 생산을 줄이고 멕시코와 중국 등으로 사업을 옮기며 트럼프 대통령의 단골 비판 타깃이 돼왔다. 지난해 GM이 미국과 캐나다 공장을 폐쇄하고 북미 인력을 최대 1만4,000명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맹비난하며 그간 GM이 받아온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축소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