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펠로(자문단)와 경제전문가 4명 중 3명은 현재 한국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거나 그 직전 단계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 하반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제시하면서 81.1%는 한국은행이 전망한 2.2%의 성장률 달성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경제정책 성적표에 대해서는 2명 중 1명이 ‘D 이하’의 낮은 점수를 줬다. ★관련기사 4· 5면
1일 서울경제가 창간 59주년을 맞아 대학교수·경제학자·경제연구원장 등 펠로와 전문가 1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48명(47.5%)이 ‘과거 위기 직전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28명(27.7%)은 ‘위기 수준과 같다’고 응답했다. 내년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 답변은 16.8%에 그쳤다. 올 하반기 경제 분야의 최대 리스크 요인(복수응답)으로는 44.6%가 미중 무역분쟁 속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꼽았고 40.6%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거론했다. 제조업 등 산업경쟁력 약화(26.7%), 내년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 만연(22.8%), 노동 등 구조개혁 지연(22.8%) 등도 위험요소로 뽑았다. 내부적으로 성장동력이 저하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 외풍마저 덮쳐 한국 경제가 다층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55.4%가 ‘2.0~2.1%’로 내다봤고 25.7%는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을 내놓았다. 한은이 전망한 2.2%에 미달할 것이라는 답변이 81.1%에 달한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2.4~2.5%)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한 응답은 3%에 그쳤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가 절실하다는 주문이 많았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는 61.4%가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뽑았으며 이어 신산업 규제 완화(35.6%), 인력 수급 미스매치 해소(15.8%), 최저임금 속도조절(14.9%) 등을 거론했다.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은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실물 위기에 빠져 있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거시경제 수단만으로는 해결이 힘든 만큼 노동시장 개혁과 규제혁파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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