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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외형 키웠지만 수익성 확보는 과제로

시내면세점 5곳 추가 예정에 출혈경쟁 심화 우려





국내 면세점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 12조원, 2018년 롯데·신라 글로벌 톱 2·3, 롯데인터넷면세점 온라인 세계 1위….

중국의 사드 보복, 경기불황 등의 대내외 변수에도 불구하고 한국 면세점이 이처럼 신기록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면세점 간 출혈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

국내 면세점이 사드 보복을 계기로 다이궁 시장으로 개편되면서 다이궁 유치 경쟁에 따라 면세점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면세점 시장이 장기적으로 국내 출국자와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신규 면세점을 더 늘려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면세 시장을 옥죄는 모습이다.

2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면세점의 수는 지난 1979년 6개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58개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2015년 6개에서 4년 만에 13개로 배 이상 늘었다. 하반기에는 서울 시내면세점 수가 최대 3곳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5월 ‘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전국에 대기업 시내면세점 5곳을 새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다. 최종 사업자는 오는 11월에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기업인 한화가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이 누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9월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는 등 면세업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중견 업체들은 경쟁을 견디지 못해 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면세점 수 확대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송객수수료 증가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1조3,181억원으로, 2015년 송객수수료 5,63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 중소면세점인 SM면세점은 실적이 부진한 점포 효율화 작업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미 누적 영업손실만도 760억원에 달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동화면세점 역시 생존을 위해 인력 축소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2016년부터 이어진 적자 경영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업자 수 증가에 따른 경쟁 강도 심화는 비용부담으로 작용하고 이는 업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특히 유커에서 다이궁으로 이동하는 수요를 잡아내지 못한 후발 주자 및 중소·중견사업자에 더욱 큰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확대보다는 중소 면세업체에 담배판매권을 독점적으로 주는 방안 등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가 운영하는 면세점마저 문을 닫은 상황에서 면세점 확대는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만 키울 것”이라며 “확대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따로 구분해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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