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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_창업을_응원해] "전문가 고용하지 않고 이용하세요"

■이유경 프로파운드 대표 인터뷰

2016년 전문가 매칭 서비스 프로파운드 설립

지난해 데스벨리 위기 극복

올 초 신(新)사업 '워크메이트' 론칭

PR·회계·인사 등 6개 분야 전문가 매칭

이유경 대표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있다면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사람’이다. 새로운 사업 전략을 짜거나 회사를 홍보할 때, 혹은 체계적인 시장조사와 재무관리를 하고 싶을 때 사내에 전담 인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내 포기한다. 첫째는 그럴만한 ‘돈’이 없고, 둘째는 ‘잘 몰라서’다 .

이유경(40·사진) 프로파운드 대표가 올 초 론칭한 ‘워크메이트(Workmate)’는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해주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다. 국내외 홍보(PR)·회계·인사·해외진출·리서치 등 총 6개 분야의 전문가들을 도움이 필요한 기업과 매칭 해준다. 자체 개발한 웹솔루션 상에서 비대면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 때문에 인력 수요는 있지만 자본력이 부족해 선뜻 채용에 나서기 어려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주요 고객층이다. 최근엔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중견기업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중소·중견 제조사의 경우 품을 만드는 데는 강점이 있지만 재무나 커뮤니케이션, 내부 인사관리(HR) 부문에선 약점을 보이는 경우 많아요. 경리를 한 명만 둔다거나 경영지원팀이 있어도 체계화된 업무 프로세스가 잘 정립돼 있지 않죠. 워크메이트는 각 회사의 특성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맞춤형 전문가를 소개시켜 줍니다. 계약은 연간 단위로 이뤄지고 직접 채용할 때보다 절반의 가격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요.”

워크메이트는 올 초 서비스 론칭 이후 마케팅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기업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외부 전문가 풀을 구성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하느라 제대로 된 마케팅도 못했다”면서 “하지만 우리 서비스를 써본 기업 대표들이 만족하고 주변의 동료 기업인들에게 소개해주면서 최근엔 매주 2개 이상 신규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메이트는 기업 뿐만 아니라 전문가 집단에게도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워크메이트의 전문가 중에서는 1990년대 생도 있어요. 내 정체성을 회사가 아닌 자기의 전공 분야에 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어느 회사에 다닌다’ 보다는 ‘어느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느냐’가 더 주목받는 시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력서 자체가 과거와 달라지는 거죠. 워크메이트의 한 PR 전문가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서도 여러 회사들의 홍보 전략을 수립하고 대외 메시지를 관리해주며 높은 소득을 기록하고 있어요.”

프로파운드 홈페이지 캡쳐/사진제공=프로파운드




이 대표는 올해 창업 4년 차다. 창업 전까지 10여년간 글로벌 컨설팅 업체들에서 일했다. 국회의원실 정책 비서관 경력도 있다. 2016년 9월 프로파운드를 처음 설립한 후 이듬해 지식플랫폼인 ‘와이즈10(WISE 10)’를 선보일 때만 하더라도 큰 실패를 겪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는 대다수 창업 기업들이 3년쯤 지나면 자금난에 빠져 사업을 포기한다는 ‘데스벨리(Death Valley)의 한 가운데 놓였다. 이 과정에서 ‘와이즈10(WISE10)’ 서비스도 접어야 했다.

“정말 창업 후 3년이 되니깐 귀신같이 회사에 위기가 찾아오더군요. 왜 ‘데스벨리’라고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성공만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실패를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폐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마지막으로 뭐가 문제였는지 되돌아봤어요. 기존 고객들에게 서비스 이용 시 부족한 점이 뭔지, 개선할 점은 어떤 게 있는지 묻고 다녔어요. 그런데 조금씩 답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이유경 대표


이 대표는 폐업 대신 기존 서비스를 더욱 업그레이드해서 승부를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업모델을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B2B 중심으로 바꾸고, 전문가 집단의 풀도 더욱 넓혔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워크메이트’다.

이 대표는 데스벨리를 극복한 선배 창업가로서 후배 예비 창업가들에 대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사람마다 기업마다 속도가 다를 수 있어요. 우리가 풀고 싶은 문제에 집중하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보면, 늦더라도 답이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창업 후 어려움을 겪을 땐 오랫동안 나를 보아 온 친구들과 주변 동료들에게 조언을 듣는 것도 방법입니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잘’ 청하는 것도 창업자의 능력이니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대표는 워크메이트가 앞으로 변화할 고용과 근로의 형태에 속에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일하면서 충분한 소득을 가져갈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기업들에게도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과 쉽게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고용과 근로의 형태가 바뀌고, 라이프 스타일도 바뀌어 갑니다. 워크메이트는 ‘기업과 근로자가 모두가 행복한 일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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