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화장품·면세점·의류 업종의 중국 소비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7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중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관련해 성장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7일 아모레G(002790)는 장중 9.76% 급락해 52주 신저가인 5만7,300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3.33% 하락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현지에서의 판매 부진과 면세점 성장률 둔화로 인해 아모레G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1,475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고 외국인·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섰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아모레G의 2·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한 1,330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전체 화장품의 판매 부진에 따라 생산 자회사들의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해졌고 전사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화장품의 소비 트렌드가 ‘K뷰티’로 대표되는 한국 화장품에서 글로벌 럭셔리브랜드·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달 들어 LG생활건강(051900)은 2.28% 하락했지만 독보적인 럭셔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춘 덕분에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면세점 대표 종목인 호텔신라(008770)가 14.23%, MLB브랜드를 앞세워 올해 본격적인 중국 사업에 나선 의류 기업 F&F(007700)는 11.07% 급락했다. 면세점의 경우 6월 중국 정부가 연말까지 전자상거래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함께 중국 소비 수요 둔화 우려가 주가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F&F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라 MLB브랜드가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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